[임현주 기자 / 사진 bnt 포토그래퍼 윤호준] 기분 좋은 봄날, 류필립을 만났다.
대학로에 류필립이 떴다. 4월부터 6월까지 연극 ‘사랑해 엄마’로 기대 이상의 호연을 보여주고 있는 것. ‘사랑해 엄마’의 배경은 1980년대에서 출발한다. 남편 없이 홀로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억척스럽게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애환을 그려내는 작품으로, 공연 내내 웃음과 눈물이 한 데 어우러진다.
“연기를 보여주는 첫 기회였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자신감을 얻고 있다. 이번을 발판 삼아서 연기자로 성공해야겠다는 꿈이 생기더라. 성격상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걸 싫어한다. 대본 리딩 전까지 한 달 정도 연습기간이 주어졌는데, 삼주 만에 병이 나더라. 너무 욕심을 부린 거다. 연기에 앞서 컨디션과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
처음인 만큼 잘해내고 싶었던 류필립. 대본 리딩 때도 혼자서 대본을 다 외워갔다고. “다 외워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근데 리딩 날 다들 대본보고 하시더라. 나만 대본을 안 봐서 거만하게 보시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번 연극이 실제 자신의 이야기와 흡사한 부분이 있어 공감이 컸다고 말했다. 최근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를 통해 어머니를 향해 깊은 애정과 눈물을 보이기도.
“어렸을 때 어머니가 부업을 했다. 집에 가면 상자가 엄청 많아서 도와줬던 기억이 있다. 그때 당시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나이가 들고 생각해보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더라. 어머니가 KBS 공채 탤런트신데 자식 셋을 혼자 키우셨던 과정을 다 지켜봐왔다. 철이 빨리 들 수밖에 없었다. 항상 ‘어떻게 하면 엄마가 편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잠겨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나이임에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안착감을 느끼고 싶었다.”
극중 어머니 역할로 나오는 조혜련과의 호흡은 어떨까. “개그우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신 분이지 않나. 지금 조혜련 선배님을 보면 연기자를 넘어서 어떤 생활연기 경지에 오른 분이다. 같이 연기할 때 버겁다. 선배님의 리얼한 연기를 덩달아 받아쳐주고 싶은데 아직 제가 부족하다. 덕분에 선배님에게 많이 배우고 있고 또 많이 늘고 있다. 진짜를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배우들의 현실 리얼 연기 덕분인지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사랑해 엄마’의 주중 관객 수가 100명 정도로 공연장이 꽉 찬다고. “다음 달이면 만석이 되지 않을까.(웃음) KBS2 ‘살림하는 남자들’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저를 알게 되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 연극이 잘 돼서 그분들에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류필립은 20살 때부터 7년 동안 가수 연습생 생활을 보냈다. 20대 반 이상을 연습생으로 지냈던 시간이 후회스러울 때도 있었단다. 하지만 요즘은 그 시절이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힘들었던 과거를 지금은 보상받는 기분이다. 그 시절 덕분에 돈의 소중함도 알고, 사랑의 소중함도, 관심의 소중함도 알게 됐다. 감사함을 알게 됐다. 예전엔 후회를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후회 없다. 근데 미나 씨는 아쉬워한다.(웃음)”
그런가하면 류필립하면 자동으로 붙는 수식어는 바로 미나. 이에 류필립은 “미나 씨는 정말 든든한 지원자”라며, “미나 씨의 파워풀한 이미지를 포기하고 저한테 관심을 쏟는 모습이 너무 좋고 고맙지만 남편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기도 하다. 제가 얼른 잘 돼서 미나 씨만의 매력을, 기회를 찾아줄 수 있는 남편이 되고 싶다”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더불어 류필립은 “사실 지금 미나 씨도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관심과 서포트 그리고 필미부부를 향해 많은 사랑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2019년 류필립은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단다. “부끄럽지만 크게 마음먹고 준비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연기하는 류필립으로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저로 인해서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행복함을 줄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필미부부도 행복한 부부로써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솔직함이 매력 있는 류필립이 참여한 연극 ‘사랑해 엄마’는 6월30일까지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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