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로 인제 서킷 경험할 수 있어
-성능에 대한 자신감 드러내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제네시스 성능을 상시 체험할 수 있는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서킷으로 평가받는 인제스피디움에서 숙련된 인스트럭터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그램은 운전자 주행 능력과 참가 조건에 따라 기초 교육(레벨1), 스포츠 드라이빙 입문 교육(레벨2), 스포츠 드라이빙 심화 교육(레벨3), 주행 분석 시스템 기반의 전문가 수준의 교육(레벨4) 등 4개의 클래스로 구성한다. 이 가운데 서킷 라이센스 취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레벨2를 프로그램 개시에 앞서 미리 경험했다.
교육의 시작은 간단한 이론 강의다. 운전의 올바른 자세와 서킷을 빠르고 안전하게 주행하는 방법에 대해 되새기는 시간이다. 이어 시승차로 준비된 현대차 벨로스터 1.6ℓ 터보에 올랐다. 최고 204마력의 엔진과 7단 DCT,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하체 설정이 이뤄진 해치백이다. 벨로스터 외에 현대차 아반떼, i30 N라인, 기아차 K3 GT 등이 준비돼 있다.
가장 먼저 접한 코스는 긴급제동 및 회피다. 직선구간에서 시속 60㎞까지 속도를 올렸다가 전방 장애물과 충돌하기 직전 급제동 및 회피하는 코스다. 이 때 회피 방향은 인스트럭터 지시에 따라 좌우가 결정된다. 차례가 되자 100m 정도를 달리며 속도를 올리다 장애물 5m 전쯤 다다라 강한 급제동과 함께 스티어링 휠을 돌렸다. 긴급제동에 따라 비상등이 켜지며 차를 세우는 느낌은 유쾌하지 않다. 그러나 장애물과의 충돌은 더 불쾌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주행 중 돌발 상황 대처요령을 터득할 수 있는 점이 코스의 목적이다.
이어지는 코스는 고속 슬라럼이다. 최고 70㎞/h까지 속도를 높이면서 일정하게 놓인 라바콘을 지그재그로 통과하면 된다. 제동 없이 자연스러운 가속과 조향, 하중 이동, 시선처리를 요구한다. 특히 인스트럭터는 무엇보다 시선 처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미리 보면서 조향해야 한다는 것. 시선이 흐트러질 경우 차가 달리는 방향을 잃을 수 있어서다. 일반 주행뿐 아니라 서킷 내 스포츠 주행에서도 중요하다는 게 인스트럭터의 설명이다.
다음엔 바로 서킷에 진입했다. 인스트럭터가 탑승한 i30 N라인을 따라가며 인제스피디움의 특성을 파악하고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아웃-인-아웃, 슬로우 인 패스트 아웃 등의 기본적인 서킷 공략법을 실제 주행으로 익히고 서킷을 최대한 빨리 달릴 수 있는 레코드 라인을 달렸다. 인스트럭터는 뒤따르는 운전자들에게 무전으로 피드백을 제공했다. 드라이빙 아카데미 서킷 주행은 인제스피디움의 절반 정도를 활용하는 A코스만 제공하지만 이번 프리뷰 행사엔 풀 코스를 운영했다.
2개의 대칭형 짐카나 코스에서 동시에 출발해 운전 실력을 겨루는 모터카나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다. 직선구간 끝에 펼쳐지는 협소한 유턴코스, 그리고 이어지는 슬라럼과 360도 회전, 굴절 구간은 차와 운전의 기본기를 짧고 굵게 경험할 수 있다. 1:1 경쟁이란 점에서 참가자들의 승부욕을 부르지만 욕심이 과하면 언더스티어가 나면서 코스를 벗어나기 쉽다. 매 순간 차와 교감하면서 안정적으로 통과해야 보다 빨리 완주할 수 있다.
이어 또다시 서킷에 들어갔다. 이번엔 인스트럭터가 참가자들을 뒤따르면서 이상적인 주행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인스트럭터를 따르는 것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앞서 달리는 건 큰 차이가 있다. 몇몇 운전자는 이전보다 소극적으로 주행해 흐름이 늦어지기도 했다.
이날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에 탑승하는 택시 주행이 장식했다. 차종은 제네시스 G70 3.3T, 기아차 스팅어 3.3T 제품이다. 이 중 스팅어에 올랐다. 고성능으로 무장한 스포츠 세단인 만큼 레벨3 수준의 주행을 주문했다. 피트를 빠져나가자마자 이전 프로그램까지만 해도 경험하지 못했던 고속 주행이 두 바퀴 동안 이어졌다.
운전자에게 서킷을 달리는 것만큼 색다른 경험은 없다.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레이서처럼 짜릿하게 주행하는 즐거움은 일반 도로에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이 점에 주목했다. 특히 일반 승용 제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차를 서킷에서 타보도록 했다는 점은 서킷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다. 그래서인지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이미 신청이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꽉 차 있다. 그만큼 운전에 대한 즐거움을 갈망했던 현대기아차 소비자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엔 제품 성능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자신감도 엿볼 수 있다. 최근 'N' 브랜드, 기아차 GT 트림을 통해 완성도 높은 동력계와 섀시를 선보였던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비록 BMW코리아가 영종도에서 운영하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따라하는 듯한 느낌이 적지 않지만 이제 국산차에서도 고성능과 함께 운전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인제=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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