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측, 국내 상용차 역사상 유례없는 결정에 환영
-기업과 이용자 간 개방형 소통 방식의 이상적인 사례
만트럭버스코리아가 한국시장 내 소비자 신뢰회복을 위한 첫 조치로 '7년 또는 100만㎞ 이내' 무상보증이라는 파격적인 조치를 내놨다. 이는 국내 수입 상용차 역사상 전례가 없는 혜택으로, 소비자들로선 적극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 같은 독일 본사의 '통 큰' 결단을 끌어내기까지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큰 역할을 했다. 수입사가 이들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본사를 설득, 전무후무한 보증수리기간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만트럭피해차주모임 대표인 김영부 씨와 차주들은 수입사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직접 듣기 위해 최근 이들을 만났다. 차주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파격 보증수리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결정이 있기까지의 과정과 아쉬운 점, 앞으로 수입사에게 바라는 점 등을 가감없이 쏟아냈다. 다음은 만트럭 차주들과의 일문일답.
-그 동안 만트럭 제품과 관련해 다양한 문제들을 제기해 왔다. 이런 가운데 수입사가 '7년 또는 100만㎞ 이내' 보증을 결정했다.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합리적인 조치인지 수없이 검토했다. 그러다 제조사로서 최선의 조치였음을 알게 됐고, 100% 만족은 못하지만 어느 정도 좋은 방안으로 여겼다. 한 쪽만이 강한 주장을 펼쳐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다. 서로 양보한 결과로 본다"
-트럭은 주행거리가 일반 승용차에 비해 월등히 많은데 100만㎞ 보증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7년 또는 100만㎞ 이내라는 조건의 좋고 나쁨은 운전자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주로 거점이 있다면 폐차할 때까지 평균 80만㎞ 정도를 달린다. 반대로 부산이나 강원도 등 지방으로 장거리 주행이 많은 경우 7년에 100만㎞를 거뜬히 넘긴다. 이런 것들을 종합했을 때 운전자가 실질적으로 느끼는 이번 보증 연장은 효과가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
-보증수리 연장과 관련해 '프로핏 체크 프로그램'을 만트럭이 내놨다. 소비자 입장에서 최소의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인데 이번 결정이 총 소유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프로핏 체크는 사고에 대비한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조사는 제품에 자신감이 있겠지만 주행거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고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프로핏 체크를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용차는 한 번 수리를 받으면 비용만 1,000만 원이 훌쩍 넘을 때도 많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선 크게 불만이 없다"
-이번 조치에 대해 다른 차주들의 반응은.
"초기 반응은 좋다. 일단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잘 모르는 차주들이 더 많아 수입사가 적극 홍보해야 할 것 같다. 또 프로핏 체크 프로그램을 가입할 때 할부기간과 방식을 다양하게 구성했으면 좋겠다. 요즘 경기가 어려워 일감이 모자라는 경우가 있다. 일시불이나 단기간 상환은 부담스러운 차주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구체적인 프로그램 가입 방법 마련을 희망한다"
-최종 협상과정에서 진통도 만만치 않았을텐데.
"오랜 시간 해결책을 요구하면서 내부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 회사가 대화하자고 손을 내밀었고, 만트럭버스코리아뿐 아니라 본사 회장도 만나 직접 얘기를 나눴다. 회장은 한국에서 일어난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고 직접 개선책도 내놨다. 처음에는 보증기간을 10년으로 요구했지만 무리가 있었고, 9시간 마라톤회의 끝에 '7년 또는 100만㎞ 이내'라는 조건에 합의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수입사와 소비자 간의 소통방식이 바뀔 것으로 보는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수입사와의 대화방식이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바뀌었다. 대다수 상용차 운전자는 문제가 생기면 드러내지 않고 각자 해결하는 성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차주들은 젊은 사람들이 많다. 수 년간 모임을 갖고 개선책이 나올 때까지 노력했다. 사용설명서를 외우고 차를 공부하며 정비사 못지 않게 지식도 쌓았다. 이 부분에 대해 회사가 인지하고 소통으로 풀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제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할 것이다"
-트럭을 살 때 만트럭을 선택한 기준이 있었을 텐데.
"유로4와 유로5 제품 시절 만트럭은 상용차 차주 사이에서 명성이 높았다. 그래서 유로6로 바뀐 새 제품에 관심을 갖고 구입했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문제를 경험하고 해결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차주들로부터 우리 때문에 중고차가격이 떨어진다는 질타도 받았다. 다른 소비자에게도 알려주려 한 행동이었지만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 힘들었다. 이제는 해결책이 제시됐으니 예전 만(MAN)이 가진 이미지를 계승해야 한다"
-이번 결정에 대한 소회는.
"충분히 만족한다. 처음 말한 대로 각자 자기주장만 펼치면 그 어떤 결과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서로 양보하고 합의점을 이끌어낸 결과 '윈-윈'할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뿌듯하다. 그리고 이제는 수입사와 소비자가 서로 노력해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전체적인 평판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제품을 이용하는 우리게에도 도움이 된다. 이번 보증수리 연장이야말로 좋은 계기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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