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이준호가 최초, 최고에 도전한다.
영화 ‘기방도령(감독 남대중)’의 제작보고회가 5월14일 오전 서울시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개최됐다. 남대중 감독, 이준호, 정소민, 최귀화, 예지원, 공명이 참석했다.
‘기방도령’은 폐업 위기의 기방을 살리기 위해 허색(이준호)이 조선 최초, 최고의 남자 기생이 되어 벌이는 역사상 가장 “신박한” 코미디. 남존여비 관념에 여인이 억압받던 시절, 사랑꾼 허색과 꽃 같은 해원(정소민)이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을 다룬다.
영화 ‘위대한 소원’으로 유쾌한 연출력을 자랑한 남대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선 여인의 애환’이 그가 이번 영화로 언급하고 싶은 바다. 감독은 “조선 시대는 신분 차별과 함께 여성 인권이 가장 낮은 시대였다”며, “여인의 한과 슬픔을 가장 잘 이해할 캐릭터가 누가 있을지 고민하다 남자 기생을 떠올렸다”고 소개했다. 무겁고 또 가벼운 영화가 그만의 특징이다. 감독은 “무거운 주제에 독특하고 다소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소재를 얹는 게 나만의 색”이라며, “기생 허색이 많은 여인과 교감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알렸다.
이준호가 기생의 아들로 태어나 기방에서 자란 도련님 허색을 연기한다.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그의 매력이 허색과 딱이다. 몰입력 높은 이야기와 소재의 신선함을 출연 이유로 꼽은 이준호는, “허색이 움직이는 이유는 그 시대 아픈 마음의 치유다. 본인도 아픔이 있는 친구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그의 매력”이라고 역할을 설명했다. 기생은 예인(藝人)이기도 하다. 이준호는 “굳은살까지 배겨 가며 가야금 연주를 배웠다”며, “몇 달 전 촬영 때는 있었는데 훈련을 안 하다 보니 지금은 없다. 지금은 살짝 색만 변했다”고 전했다.
영화 ‘스물’, KBS2 ‘김과장’,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SBS ‘기름진 멜로’ 등 늘 평단과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켜온 이준호다. 특히 이준호 첫 단독 주연작으로 관심을 한 데 모으는 허색 역은 tvN ‘자백’ 최도현 역과 180도 다른 캐릭터여서 더 눈길이 간다.
이준호는 “안 해본 것을 시도해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에게 똑같은 모습이 나오는 걸 웬만하면 피하고 싶다. 또 내가 어떤 연기에 특화됐는가를 아직 잘 모른다”며, “최대한 많은 작품에 출연해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허색과 최도현의 상반은 오히려 그가 반기는 요소였다고. 그는 “180도 다르기에 오히려 더 욕심이 났다”며, “양쪽을 고민하는 것 때문에 물론 머리는 복잡했다. 하지만 그 복잡한 과정 가운데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것에 굉장한 쾌감을 느꼈다. 스트레스와 즐거움을 동시에 가졌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이준호는 “‘자백’을 시청해주신 분들께 ‘기방도령’의 나는 굉장히 새롭게 느껴질 듯하다”며, “좋은 타이밍”이라는 말로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정소민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고방식을 가진 당찬 여인 해원을 공연한다. ‘기방도령’은 배우 정소민의 첫 사극 도전이다. 이날 남대중 감독은 “소민 씨 첫 사극을 내가 연출했다”며 형용사 ‘영광스럽다’를 입 밖으로 꺼냈다. 한복이 잘 어울린다. 이준호는 “조선 시대 첫사랑 느낌”이라고 동료를 칭찬했다. 이에 정소민은 “고등학생 때 한국 무용을 전공했다. 그때 내내 한복을 입고 다닌 덕에 현대복보다 한복이 훨씬 편하다”며, “한복 입고 사극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는데 이제야 원을 풀었다”고 했다.
이준호와는 영화 ‘스물’ 이후 약 4년 만의 재회다. 정소민은 “(강)하늘 씨, (김)우빈 씨랑은 붙는 신이 꽤 있었는데 준호 씨와는 신이 거의 없었다. 본격 호흡을 못 맞추고 영화가 끝나서 아쉬웠다”며, “‘기방도령’에 준호 씨가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너무 든든하더라. 그리고 ‘스물’ 때는 미처 몰랐는데 아이디어가 많더라. 가져오는 아이디어마다 모두 주옥같았다”고 다시 만난 전우에게 칭찬을 건넸다. “소민 씨가 저를 예뻐해요.”(이준호)
최귀화는 이준호가 연기하는 허색과 일명 ‘코믹 케미’를 전담하는 육갑 역을 맡았다. 육갑은 자신을 신선의 경지에 오른 도인이라 칭하지만 뭔가 어설픈 인물이다. 우연한 계기로 허색과 의형제를 맺으며 웃픈 브로맨스를 선보일 전망. 이날 남대중 감독은 출연진 모두가 입 모아 칭찬하는 ‘기방도령’의 신박함을 구체적 예로 알려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육갑의 첫 등장’을 답으로 내놨다. 그는 “이렇게 임팩트 있는 등장은 영화 ‘관상’ 이정재 배우 등장 이후 처음이 아닐까 싶다”는 말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6월 중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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