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물음표] ‘나의 특별한 형제’ 이광수, 난 지금이 행복하다 (인터뷰)

입력 2019-05-19 08:00   수정 2019-05-19 17:31


[김영재 기자] 5월1일 개봉작 ‘나의 특별한 형제’ 동구 役

눈에 비친 배우 이광수(33)는 크다. 발 크기는 290mm고, 키는 프로필보다 딱 2cm 더 크다. SBS ‘런닝맨’에서는 “건강한 웃음”을 지향하는 유명 예능인으로 ‘큰’ 활약 중. 허나 눈을 감으면 전에 알던 그는 사라지고 없다. 시선을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편견이 해체된 이광수는 과묵하고, 낯가림을 하며, 또 현재에 감사할 줄 아는 남자다. 거창한 무엇을 꿈꾸기보다 행복한 지금을 유지하고 싶다고 이광수는 말한다. 나중을 위해 현재를 인내하는 삶도 좋으나 지금이 행복해야 미래도 행복하다는 그의 행복론을 듣자니 ‘꺽다리는 싱겁다’는 옛말은 시정이 필요한 듯싶다. 요즘 백 점 만점에 85점의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이광수를 서울 종로구 삼청로2길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총 일곱 문답이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에서 지체장애인 동생 동구를 연기했어요. 비장애인의 장애인 연기는 희화화 여부가 늘 그림자처럼 따라옵니다.

“동구 캐릭터의 희화화는 감독님과 제가 촬영 전부터 걱정한 부분이었어요. 특히 예능으로 구축된 제 이미지가 동구 희화화의 한 요인이 될까 봐 출연 전부터 고민이 많았죠. 다행히 감독님께서 제가 어느 정도로 톤을 가져가야할지 말씀해주셔서 그 이후부터는 동구 연기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장애가 있는 역이지만 그 장애를 표현하기 위한 특별한 행동은 뺐으면 좋겠다고도 말씀해주셨죠. ‘동구는 순수한 사람’이라는 말씀도 제가 동구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우리 영화는 장애인 위로 영화가 아니에요. 그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담긴 영화죠. 그렇기에 동구와 세하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그 20년 세월을 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배우 신하균(세하 역)의 존재가 이번 영화 출연 이유 중 하나라고 들었어요.

“주변 분들께서 하균이 형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또 제가 어렸을 때부터 형 영화를 보며 자란 형의 팬이거든요. 때문에 언젠가 꼭 한번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죠. 저도 형도 낯가림이 심한 편이에요. 그래서 친해지기 위해 서로 많이 노력했고 그 덕에 동구와 세하의 막역함을 편히 표현할 수 있었어요. 감회가 남달랐죠. 촬영 중간중간 제가 신하균이라는 사람과 같은 앵글에 담기는 것 자체를 영광으로 여겼어요.”

―이 영화의 장점은 왜곡이 없다는 점이에요. 무엇이든 간에요. 장애인에 대한 왜곡은 물론, 비장애인에 대한 왜곡까지 없는 착한 영화입니다. 지체장애인 연기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평소 시각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전에는 별생각이 없었어요. 이번 작품을 준비하고 촬영하며 장애인 관련 여러 정보를 접했는데 그제야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제가 경험했듯 관객 분들도 이 영화를 통해 장애인을 전보다 더 친근하게 느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듯해요.”

―광수 씨를 옆에서 지켜보니 과묵하고 또 진지해요.

“제가 ‘런닝맨’에서 하는 것처럼 밝고 재밌는 사람일 거라고 모두들 생각해주세요. 근데 실제로는 말이 없는 편이에요. 처음 뵙는 분 중 어떤 분은 기분 안 좋냐고 묻기까지 하셨어요. 하지만 ‘런닝맨’에서의 이광수도 저고 처음 만나는 분에게 낯가림이 있는 것도 저예요. 그 간극이 큰 건 맞아요. 그러나 둘 다 편하고 둘 모두 저 이광수죠.”

이광수가 나무라면 ‘런닝맨’은 땅이다. 10년째 뿌리내리고 있는 그 공고한 기반 위에서 이광수는 배우고 또 예능인이다. 남을 웃길 줄 아는 이의 고충은 그 웃음이 진지하고 싶은 데까지 전염된다는 것. 이에 이광수는 그 둘을 따로 봐달라는 부탁은 욕심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또 처음부터 ‘기린 이광수’ 대신 극 중 인물로 몰입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한다. 욕심 없는 한 남자, 이광수. 만일 ‘런닝맨’이 없었다면 배우로 승승장구하는 지금의 그도 없었을 거라며 ‘런닝맨’을 “삶의 일부”로 표현한 그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키가 커요. 192cm. 그 큰 키 때문에 데뷔 전 여러 우려를 들은 걸로 알아요.

“맞아요. 저보다 키 작은 상대와 연기하기 힘들 거란 얘기를 전에 많이 들었어요. 걱정 많이 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 큰 키를 이용한 저만의 표현법이 생긴 듯해요. 우려와 달리 도움도 많이 받고 있고요. 지금은 키에 감사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눈은 키와 함께 이광수의 장점 중 하나죠. 육상효 감독은 “초식동물 같은 순한 눈빛”이 동구 역에 안성맞춤이었다고 첫 만남을 회상했어요.

“주변에서 눈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이게 나의 장점이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뭔가를 표현할 때 눈으로 많이 표현하곤 해요. 마침 동구 역은 대사가 많지 않은 역할이었어요. 대사 말고 행동, 표정, 눈빛으로 표현해야 할 게 많았죠. 그때마다 감독님께서 제 눈빛이 좋다고 말씀해주신 덕에 자신감을 갖고 연기했어요.”

―키 크고 눈이 순수한 배우 이광수의 다음 행보는 뭘까요?

“다작을 하고 싶어요. 나중에 ‘나 굉장히 열심히 살았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연기하고 싶어요. 많은 작품을 잘 해내는 게 저 이광수의 꿈이자 계획입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몸만 못 쓰는 형과 머리만 못 쓰는 동생,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특별한 우정을 그린 영화. 5월1일 개봉. 12세 관람가. 손익분기점 140만 명.(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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