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튼 존’ 전기가 아닌 ‘로켓맨’, ‘보헤미안 랩소디’와는 다르다 (종합)

입력 2019-05-23 11:04   수정 2019-05-23 22:00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엘튼 존을 스크린에서 만난다.

영화 ‘로켓맨(감독 덱스터 플레처)’의 기자간담회가 5월23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덱스터 플레처 감독, 태런 에저튼이 참석했다.

‘로켓맨’은 2억 5천만 장 앨범 판매, 80여 개국 3500회 공연, 그래미어워즈 5회 수상 등에 빛나는 가수 엘튼 존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담아낸 작품. 그의 히트곡과 열광적 무대, 개성 넘치는 패션 등 다채로운 요소를 한 데 담아냈다. 영화 ‘독수리 에디’에 이어 ‘로켓맨’으로 또 한 번 한국을 찾은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모든 스토리에 엘튼 존 경의 음악이 딱 들어맞았다. 덕분에 그 어느 순간에도 캐릭터 감정을 잘 담아낼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엘튼 존의 지지가 있어 높이 날 수 있었다”고 ‘팝의 황제’에게 감사를 보냈다.

엘튼 존은 이 영화 제작에 참여해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주인공 엘튼 존을 연기한 태런 에저튼은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로 엘튼 존을 처음 만났다”며, “‘로켓맨’ 촬영은 엘튼 존 경을 알아 가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그가 바라본 엘튼 존은 친절하고, 따듯하고, 게다가 사랑이 넘치는 이다. 태런 에저튼은 “그와 친구가 될 수 있어 기뻤다”며, “덕분에 그 놀라운 인물을 훌륭히 표현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앞서 한 인터뷰에서 태런 에저튼은 “엘튼 존 캐릭터를 연구하다 보니 그와 내가 비슷한 점이 많았다”고 해 ‘록 스타’와 ‘할리우드 스타’의 높은 싱크로율을 기대케 했다.

이에 관해 배우는 “엘튼 존 경이 그와 나의 여러 중복성을 발견한 듯하다”고 캐스팅 배경을 추측한 뒤, “내가 그만큼 어마어마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친구로서 영화인으로서 많은 시간을 공유했다. 태런 에저튼은 “시간이 갈수록 그가 전설 대신 일상에서 쉽게 만나고 친해질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됐다”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잘 표현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생기는 순간이었다”고 알렸다.

이번 작품에서 태런 에저튼은 엘튼 존의 여러 히트곡을 직접 노래한다. 포스터에 기재된 ‘태런 에저튼, 엘튼 존을 노래하다’란 문구가 거짓이 아닌 셈이다. 엘튼 존은 “태런 에저튼만큼 완벽하게 나의 곡을 소화하는 배우는 없다”고 극찬까지 했다.

태런 에저튼은 “스무 곡이 넘는 엘튼 존 노래가 이 영화에 인용됐다”며, “내가 그 노래를 불러야 했고 물론 그 과정에 어려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태런 에저튼의 좋은 목소리”에 찬사를 보냈다. 이어 “사전 녹음본도 있지만 세트장 라이브 노래 덕에 ‘로켓맨’의 독창성과 독특한 색이 잘 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엔딩곡에 1969년도 곡 ‘스카이라인 피전(Skyline Pigeon)’이 사용된 것처럼 엘튼 존의 음악은 현대에도 통하는 불멸의 음악성을 가졌다. 다만 타 영화가 엘튼 존 음악을 은유적으로 사용한다면, 이번 영화는 엘튼 존이 엘튼 존의 노래를 하는 전기 영화다. 엘튼 존 음악을 2019년 영화관에서 들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기자의 질문에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단어 ‘전기(傳記)’에 집중했다. 그는 ‘로켓맨’이 보통의 전기 영화보다 판타스틱한 요소가 더 많고 동시에 현실적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로켓맨’은 전기 영화에 머무르기보다 엘튼 존이 기억하는 과거를 바탕으로 재표현되는 작품이란다. 감독은 “한 사람의 기억에 의존했기 때문에 디테일이 없어지거나 특정 순간이 재생성될 수 있다”며, 현실에 기반을 둔 증강된 현실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알렸다. 하나 더. ‘로켓맨’은 단순한 음악 영화가 아니다. 감독은 “음악이 스토리 전달의 일부로 활용됐다”며, “그 노래가 만들어진 시기에 맞춰 곡을 삽입하는 일 대신 극 중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노래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결국 ‘로켓맨’은 전기 영화를 넘어선 ‘엘튼 존 영화’고, 지난해 국내에 ‘퀸 열풍’을 불러일으킨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와 그 결이 다르다. 감독은 “아티스트가 가지고 있는 마음과 생각, 그가 그의 삶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는가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태런의 연기력과 목소리가 결합된 훌륭한 영화”라며, “꼭 5번 보셨으면 좋겠다”고 관객의 성원을 기대했다. 6월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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