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토그래퍼 박준형 “카메라 든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 ①

입력 2019-06-17 17:09   수정 2019-06-18 11:40


[이혜정 기자] 사진작가셨던 외조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사진과 함께 한 포토그래퍼 박준형. 환경의 힘을 무시할 순 없던 걸까. 단순히 취미로만 생각했던 사진이 입시를 겪을 무렵 본인의 진로이자 꿈이 됐고, 그 길을 좇아 사진의 길로 접어든 지 어느덧 30년이 다 돼간다고.

그와 마주 앉아 지난 시간을 듣고 있자니 한 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었다. 힘들게 일과 학업을 병행하던 미국 유학 시절은 물론, 미국에서 아시안 타깃 광고 시장을 주름잡던 이야기, 한국의 수많은 셀럽 촬영까지 도맡은 이야기까지.

그러나 박준형은 현실에 안주하는 작가가 아니다. 웨딩 스냅 작가에서 광고계를 주름잡는 독보적인 작가가 됐듯이 그는 지금이 아닌 다음을 꿈꾸고 있었다. 박준형이 앞으로 꿈꾸는 도전은 농촌과 콜라보하는 작업. 나아가 그는 자신의 또 하나의 장기인 요리로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오늘도 달린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미국 산타바바라에 있는 브룩스 사진 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아시안 타깃 광고 작업을 한 포토그래퍼 박준형이다. 현재는 한국에 들어와 ‘키이스 스튜디오’라는 이름의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활동 중이다. 한국에 온 지는 6년 정도 됐다”

Q. 포토그래퍼를 꿈꾼 계기

“어렸을 때 외할아버지와 같이 살았는데 외할아버지가 자연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셨다. 그러면서 할아버지가 사진을 찍는 스타일, 정리하는 법도 보고 그러면서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사진을 찍게 된다. 그렇게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 시간을 보내왔다. 자연스럽게 사진에 대한 관심이 생긴 거지. 그러면서 인문계 학교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에 대한 생각이 사라졌다가 입시 할 때가 되면서 사진 쪽으로 공부를 해 보고 싶었던 생각에 사진과 진학을 꿈꾸게 됐다”

Q. 미국에서는 어떤 작업을 주로 했나

“졸업을 하면서 운이 좋게 학교 다니면서 알게 된 사업가분과 다시 연이 닿아 그 회사에서 풀 타임 사진가로 일하게 되면서 영주권을 받았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터를 잡고 아시안 마켓을 타깃으로 하는 포토그래퍼로 일하게 됐지”

“처음에는 웨딩 스냅 일을 주로 했다. 당시 한인 사회에서 웨딩 스냅 작가 ‘키이스 박’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름을 알렸다(웃음). 미국 결혼식 스타일이 보통 10시간 이상 걸리는 축제 같은 현장인데 거기서 내내 촬영을 했다. 그 생활을 한 10년 한 것 같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시안 마켓 광고 대행사 분을 소개받아서 작은 일부터 시작했고 그러다 글로벌 기업인 맥도날드, 월마트 광고까지 맡게 됐지. 그러면서 미국 내에서 한국 및 아시아를 타깃으로 하는 큰 광고를 찍을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포토그래퍼가 되면서 한국에서 김연아, 이민호 등의 셀럽이 미국에 와서 아시안을 타깃으로 하는 광고를 진행하면 거의 당연하게 내가 찍게 됐고… 그렇게 미국에서 또 10년가량 활동했다”


Q. 업계에서 거의 유일무이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본인만의 장점은 뭘까

“미국 광고는 대행사에 소속된 모델 및 연예인을 쓸 수 없다. 광고 진행을 맡은 포토그래퍼가 장소부터 모델까지 모든 섭외 과정을 책임지고 촬영을 이끌어 가는데 우리 주변에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반인을 섭외해서 촬영해야만 한다. 인맥도 좋아야 하고 장소도 많이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는 모든 걸 다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내가 좀 특별했다고 할 수 있지(웃음). 일단 나는 웨딩 스냅 일을 10여 년 하면서 쌓인 인맥과 일반인을 상대로 베스트 사진을 뽑아낼 수 있는 기술도 쌓여 있었고 인맥을 넓히기 위해 교회에 가서 봉사의 일환으로 온 가족의 사진을 다 찍어줬다. 그러면서 대행사에서 모델 기준을 정해주면 내가 찍어뒀던 가족사진을 보고 광고에 적합한 이들을 캐스팅하기도 하고. 나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광고 촬영을 하게 되니까 더욱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고 캐스팅도 쉬워서 내가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조건이나 장점이 된 것 같다”

Q. 많은 광고를 독점할 수 있었던 자신만의 팁이 있다면

“내가 거기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만들어 놓은 콘티대로만 찍는 게 아니라 광고주가 원하는 그림도 찍어 주고 마지막에 몇 컷 정도는 내가 여분의 장면을 서비스처럼 찍어서 준 적이 있는데 그런 컷들이 실제 광고로 채택된 경우가 많다. 그렇게 나의 창의적인 면이 광고주들에게 어필이 되면서 남들과는 다르다는 평을 받게 되고, 작업 영역을 더 넓힐 수 있었던 그런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LA에 있는 거의 모든 광고 대행사의 광고를 찍게 됐다”

Q. 미국 내 활동을 보면 일반인 모델을 기용해 멋진 광고를 만들어 내는 작업을 주로 해왔는데. 일반인과 함께 하는 촬영이 힘들진 않던가

“나는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작업이 더 좋다. 그런 걸 잘한다. 사진에 관심이 없고, 사진과 연관이 없는 사람들의 장점을 끌어내서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내는 것. 그런 작업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웨딩 스냅 촬영을 10년을 하질 않았나(웃음). 그런 면에서 미국에서 했던 종합 광고가 나의 장점을 잘 드러낼 수 있고 내가 즐겁게 임할 수 있는 작업이다.

Q. 사진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과 작업할 때 베스트를 뽑아내는 노하우

“사람을 카메라 앞에 세워보면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울 때가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대답을 하는 순간이다. 상대방에게 미소 짓는 순간이 가장 예쁘다. 그래서 나는 항상 모델에게 말을 건다. 대화를 유도하면서 순간에 많은 컷을 담아 낸다. 그러면서 모델들에게 이해를 시킨다. 어떤 포즈, 눈빛, 표정이 가장 예쁜지. 그러면서 모델을 이해시켜가면서 촬영을 진행한다” (사진제공: 키이스 스튜디오)


[인터뷰] 포토그래퍼 박준형 “사진 못지 않게 몰입 중인 요리로 새로운 콘텐츠 만드는 것이 목표” ②  <기사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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