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인간의 욕망이 짐승처럼 부딪힌다.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의 언론시사회가 6월18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정호 감독,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이 참석했다.
‘비스트’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팽팽히 대립하는 두 형사의 격돌을 그린 범죄 스릴러. 영화 ‘베스트셀러’ ‘방황하는 칼날’로 ‘스릴러 스페셜리스트’란 호칭을 얻은 이정호 감독은, “익숙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고 첫인사를 건넸다. ‘비스트’는 기존 형사물과 다르다. 그래서 익숙지 않다. 감독은 “형사가 발로 뛰고 땀 흘리며 범인을 잡는 게 일반 형사물”이라며, “우리 영화는 각 인물의 얽히고설킨 관계, 각자의 입장, 그들의 선택이 골고루 다뤄진다”고 했다.
“장르적이고 쫄깃쫄깃한 영화”가 그가 추구한 바다. 범죄 묘사가 꽤 잔인하다. 이에 “말주변이 없기에 솔직히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뗀 이정호 감독은, “1차 편집본보다 폭력의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 그래서 난 우스갯소리로 뽀로로 버전이 됐다고 얘기 중”이라며, “어떤 부분이 세고 반복적인지 내가 이해하지 못해 참 안타깝다”고 답했다. “감독님께서 긴장 탓에 지금 청심환을 드시고 오셨다”는 이성민의 해명 후, 감독은 “사실 난 직접적 폭력은 지양하는 편”이라며, “(감독과 관객의) 온도 차가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비스트’는 등장인물 서사에 집중하는 전반부와, 주인공이 그의 잘못된 ‘선택’으로 갖은 곤욕을 겪는 후반부로 구성된다. 마치 전작 ‘베스트셀러’를 보는 듯하다. 당시 ‘베스트셀러’는 호러와 스릴러의 이질적 결합이 호평 혹은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날 이정호 감독은 “관객이 계속 궁금해하는 영화가 재밌는 영화”라며, “그래서 플롯을 꼬는 걸 좋아하고 영화란 다음에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기대하게 하는 힘을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과거 연출작은 스토리에 신경을 썼으나 ‘비스트’는 인물의 욕망에 집중했다는 것이 이정호 감독의 변(辯)이다. 그는 “각 인물의 욕망이 계속 엇갈린다”며, “이야기가 많은 게 아니라 등장인물의 욕망이 많이 부딪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스트셀러’ ‘방황하는 칼날’에 이어 이번이 이정호 감독과의 세 번째 작업인 이성민은, 살인마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강력반 에이스 한수를 연기했다.
이성민이다. 늘 그렇듯 빼어난 연기에 눈이 즐겁다. 이성민은 “한수가 괴물이 돼 가는 과정에 관객 분들께서 같이 공감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연기했다”고 알렸다.
액션 신을 찍다 전혜진 머리를 발로 차는 작은 사고가 있었다고. 그는 “머리를 발로 차는 바람에 혜진 씨가 울었다”며, “크게 다치진 않았다”고 했다. 이에 한수에게 위험한 제안을 건네는 마약 브로커 춘배 역을 맡은 전혜진은 “그냥 눈물이 계속 흐르더라. 정말 아팠나 보다”며, “근데 극 중에서 돌로 한 대 치고 가서 그걸로 만족한다”고 했다.
유재명은 한수의 살인 은폐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를 연기했다. 요즘 유재명을 찾는 곳이 부쩍 늘었다. 비중도 커졌다. 그는 주연을 맡은 것에 관해 “주연이란 새로운 자리를 갖게 됐다”며, “많이 긴장되고 떨린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두근거림을 공유했다. 이성민에게는 그의 묵직함을 칭찬했다. 유재명은 “검도에서는 칼끝만 대도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고 하더라. 선배님과 처음 합을 맞췄을 때 충격이 컸다. 묵직함을 느꼈다”며, “그 다음부터는 계산해서 연기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직감적으로 했다”고 알렸다.
그가 생각하는 ‘비스트’는 사람의 신념에 대해 정직하게 질문하는 작품이다. 유재명은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요약했다. 6월26일 개봉.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