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국내 일본차 40%는 미국산, 복잡한 車산업

입력 2019-07-08 16:53   수정 2019-07-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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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판매 중인 일본차의 40%는 미국산
 -미국산 수입 줄면 한미 車 갈등 생길 수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 불매운동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판매 일선에서는 기존 계약을 취소하는 등 실제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국내 판매되는 일본차의 약 40%가 미국 생산이라는 점에서 대응에는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자칫 일본차 불매 운동이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건드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가뜩이나 한국차의 미국 수출 추가 관세 발표가 유예된 가운데 미국 내 자동차 산업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트럼프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뜻이다.  

 8일 한국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차 브랜드는 총 5개로 올 상반기 2만3,482대가 신규 등록됐다. 이 중에서 일본에서 생산된 차종은 1만3,823대(58.9%)로 절반이 넘지만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이 미국(37.2%)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오는 제품이다. 특히 혼다의 경우 국내 판매된 약 6,000대 중에서 HR-V 33대를 제외한 나머지(5,951대) 전량이 미국 생산이며 닛산도 370Z 4대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산(1,963대)이다. 사실상 혼다와 닛산은 'Made in USA' 라벨이 붙은 미국차인 셈이다. 이외 인피니티 QX60, 토요타 시에나와 아발론도 미국에서 수입된다. 일본에서 만들어져 도입되는 제품은 렉서스와 토요타 캠리 및 라브4 등이다. 지난 2007년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 FTA 협정이 체결되면서 미국산 도입이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지금의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의 불만 제기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한국이 미국에 연간 70만~80만대를 수출하면서도 미국산 자동차는 1년에 2만~3만대 정도밖에 수입하지 않는다며 무역 불균형 현상을 꾸준히 불만으로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그나마 FTA 재협정을 통해 당장 추가 관세는 11월까지 유예했지만 아직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행히 한미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보복성 관세는 면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본차 불매운동이 미치는 여파에 따라 불똥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처럼 자동차의 브랜드 국적과 태생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이유는 산업적으로 생산의 역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각국은 다양한 세제 혜택과 경제적 지원을 앞세워 공장 유치에 힘쓴다. 생산 공장은 수십 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책임진다. 현대차 중국공장보다 한국GM의 부평공장이 우리에게 보다 중요한 것도 일자리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 업계는 일본차 불매운동 등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자동차산업의 경우 '개발-생산-판매'가 분리되는 추세인 데다 곳곳의 글로벌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필요한 시장이 도입해 판매하는 시스템"이라며 "브랜드의 국적과 실제 생산된 국가가 다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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