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깜빡한 톰슨 때문에 메이저대회 앞둔 38명 연습 무산

입력 2019-07-30 15:45   수정 2019-10-28 00:01


‘미국여자프로골프 간판’ 렉시 톰슨(미국)의 실수로 인해 38명의 선수가 메이저대회 연습라운드를 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톰슨은 28일 프랑스에서 끝난 에비앙챔피언십 후 다음 대회인 AIG여자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영국으로 이동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 갔다가 자신의 여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기억을 더듬은 톰슨은 골프가방에 여권을 넣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톰슨과 다른 38명의 캐디백은 트럭을 통해 대회장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톰슨의 캐디는 이동 중인 트럭 운전사에게 전화해 트럭을 멈춰세웠다. 트럭은 톰슨의 캐디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고 널브러진 가방들을 다시 정리하느라 약 3시간 가량을 소비했다. 트럭을 배에 싣고 영국으로 건너갈 예정이었으나 배를 놓쳤다. ‘러시아워’에 걸리면서 시간이 더 지체됐다. 결국 트럭은 도착 예정 시간보다 약 6시간 늦은 현지시간 오후 5시께 도착했다. 톰슨과 함께 트럭에 백을 맡겼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넬리 코다(미국) 등 38명의 선수들은 연습라운드를 건너뛰어야 했다. 톰슨 자신도 여권을 찾았지만 예정된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톰슨의 에이전트는 “여권을 잊은 것은 실수였다”며 “다른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칠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피해를 본 몇몇 선수는 쉽게 화를 삭히지 못하고 있다. 라이언 오툴(미국)은 “운전사가 전체 참가 선수 3분의 1 정도가 피해 볼 것을 알면서도 왜 한 사람의 의견을 들어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다”고 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처럼 톰슨의 실수를 이해하는 선수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외국 베팅업체 윌리엄 힐은 오는 1일 개막하는 AIG여자브리티시오픈에서 이날 캐디백을 제 때 받지 못한 쭈타누깐을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자 고진영(24)에 이은 두 번째 우승 후보로 꼽았다. 고진영의 배당률은 9/1, 쭈타누깐의 배당률은 10/1을 기록했다. 배당률이 낮을 수록 우승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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