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아마존 클라우드 조사…금융규제 칼 뽑나

입력 2019-08-02 14:43   수정 2019-10-31 00:01

미국 중앙은행(Fed)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검사에 나섰다. 아마존 클라우드에 보관돼 있던 1억 명에 달하는 캐피털원 신용카드 사용자 정보가 해킹당한 가운데, 기술 기업에 대한 Fed 규제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ed는 최근 아마존의 버지니아 클라우드센터에 대해 검사를 벌였다. 다만 이번 검사는 캐피털원의 고객 정보가 해킹당한 일과는 별개로 이뤄졌다. Fed는 미 검찰이 아마존 전 직원인 33세의 해커 페이지 톰슨을 기소하기 며칠 전 검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Fed 검사가 이뤄진 것은 아마존 같은 기술회사가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피털원 등 일부 금융회사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없애고 디지털 정보 대부분을 클라우드로 옮겼다. 이로 인해 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가 금융사의 일상적 업무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됐다. 골드만삭스와 나스닥 등도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한다.

WSJ는 이번 조사에서 Fed와 정보기술(IT) 회사 간 문화적 충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Fed 조사관들을 조심스럽게 맞이했으며, Fed는 문서를 검토할 수는 있었지만 압수해서 가져갈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Fed는 또 현장 조사 이후 추가로 문서와 정보를 아마존으로부터 얻으려고 했지만 아마존은 이를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은 2017년 정부가 새로운 사이버 보안 기준을 검토했을 때 “클라우드 회사들은 단순히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을 뿐이고 고객사가 이를 실행하고 보호한다”고 반대했다.

WSJ는 Fed가 아직 어떻게 이들 클라우드 사업자를 규제해야 할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비은행에 대한 권한이 제한돼 있으며 은행에 의존해 그들의 협력사를 조사해왔다. 지난해 미 재무부는 “금융 규제가 클라우드 등 혁신적 기술을 수용할 만큼 충분히 현대화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 18억달러(약 2조1500억원) 상당의 회사 주식을 매각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조스 CEO는 지난달 29~31일 약 95만 주를 주당 1900달러에 매도했다. 매각 이후 보유 주식수는 5810만 주다. 베이조스는 2017년 우주탐사업체 블루오리진에 자금을 대기 위해 매년 아마존 주식 10억달러어치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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