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이 없는 한 2019년은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어서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여자브리티시오픈(총상금 450만달러)에서도 우승 경쟁을 했다. 경쟁자들은 사실상 마지막 역전의 장이었던 이 대회에서 고진영이 선전하자 ‘역전 동력’을 잃었다.
고진영은 4일(한국시간)까지 상금과 올해의 선수, 레이스투CME글로브 포인트, 평균 타수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기준 상금은 198만3822달러로 2위 ‘핫식스’ 이정은(23)을 35만달러가량 앞선다.
올해의 선수에선 189점을 획득해 111점인 박성현을 압도하고 있고 레이스투CME글로브포인트에선 3199점으로 2위 브룩 헨더슨(2190점·캐나다)에 1000점 넘게 앞서 있다. 그나마 69.109타를 기록하며 김효주(69.171타)에 근소하게 앞선 평균 타수의 리드 폭이 가장 작은 편이다. 고진영이 주요 타이틀을 모두 가져가면 올해의 선수, 최소 타수상, 상금왕을 휩쓴 첫 한국인 선수가 된다.
고진영은 브리티시여자오픈 이전에 출전한 15개 대회에서 한 번도 20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가장 부진한 성적이 시즌 초 열린 혼다LPGA타일랜드 공동 29위. 커트 탈락은 한 번도 없고 ‘톱10’만 여덟 번이다. 이번 대회 후 아직 10개 대회가 더 남았으나 고진영의 주요 부문 수상이 유력시되는 이유다.
이날 미국 현지 언론은 브리티시오픈 전까지 올 시즌 메이저 2승을 달성한 고진영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레전드 벤 호건(이상 미국)과 함께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고진영이 우즈와 호건, 박인비 등이 포함된 특권층 합류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즈와 호건, 박인비는 한 시즌 3개의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고진영은 베시 롤스 이후 처음으로 2주 연속 열린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진영은 대회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10언더파 206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박성현이 11언더파로 단독 3위다. 선두 시부노 히나코(일본)와는 3타 차다. 올해 스무 살인 시부노는 이 대회 출전이 처음이다. 우승까지 내달릴 경우 일본은 1977년 ‘미국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히구치 히사코 이후 42년 만에 두 번째 일본인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하게 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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