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우아하고 가녀린 몸매에 화사한 미소.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양정원의 이미지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 소위 ‘양필라’라로 먼저 이름을 알린 그는 단아한 외모의 필라테스 강사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기구를 사용한 운동이 생소하던 시절, 필라테스가 이렇게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까지에는 ‘양필라’의 공이 무척 크다. 운동지도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한 그가 이제는 한남동에 자이로토닉 에코 센터를 오픈하며, 자이로토닉과 자이로키네시스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몸과 마음의 조화를 늘 강조하는 양정원은 방송과 운동 사이에서도 능숙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 2014년 ‘미스 인터콘티넨털’ 서울 1위를 수상한 공인된 미모의 소유자이자, 배우이기도
한 양정원은 최근 빼어난 말솜씨로 SPOTV “더 체인지”의 메인 MC로도 활약하며 참가자들의 뷰티멘토가 되어 주기도 했다.
‘몸매 천재’ 보다는 ‘건강전도사’라는 말이 더 기쁘다는 그의 말에서 양정원의 깊은 중심이 느껴진다. 양정원의 밝고 환한 아름다움은 그런 흔들림 없는 건강한 내면에서 비롯한 게 아닐
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다른 이들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는 신념 아래,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다는 양정원. 그가 전해주고 간 긍정의 메시지들을 함께 나눠본다.
Q. 화보 소감
“워낙 화보 촬영하는 것을 좋아해서 가볍고 신나는 마음으로 즐기며 촬영했다. 평소에 해보지 못한 콘셉트를 시도해 다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특히 눈 밑에 뭔가 붙이는 메이크업을 처음 해 봐 세 번째 콘셉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근황
“최근 한남동에 에코 자이로토닉이라는 건강 관리 센터를 오픈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창 바쁘다. 자이로토닉은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독자적인 운동이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생소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지만 처음 필라테스를 시작할 때도 겪었던 과정이다. 경험하신 분 들은 무척 만족도가 높은데, 마치 이쑤시개로 관절을 하나하나 풀어주는 기분이라고도 하신다. 이제 앞으로 꾸준히 알려 나가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Q. 자이로토닉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한다
“기본적으로 필라테스처럼 기구를 이용한 운동이다. 필라테스에 몸을 구부렸다 펴는 신전 운동이 많은 것처럼, 자이로토닉에는 주로 회전 운동이 많다. 재활에도 적합해 특히 관절이 아프신 분이나 무산소 운동이 무리가 되는 분들께도 추천해 드린다. 또 골프나 테니스 등 다른 운동을 잘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 분들 역시 자이로토닉을 통해 서포트해 주신다면 운동 능력이 훨씬 향상될 수 있다. 때문에 남성분들도 많이 하신다”
Q. 운동 외의 관심사는 없나
“최근에는 바빠서 이렇다 할 취미를 가질 겨를이 없었다. 쉬는 날 드라마 보는 정도? 드라마 보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해서 주말에 VOD를 1편부터 마지막 회까지 이틀에 걸쳐 몰아 본다.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한꺼번에 보는 편(웃음). 최근에는 종영한 tvN ‘WWW 검색어를 입력하세요’에 뒤늦게 푹 빠져 있다. 극 중 해보고 싶은 역을 꼽자면 임수정 선배님의 배타미역할을 해보고 싶다”
Q. MBC ‘연남동 539’에서도 그렇고 웹드라마 ‘들리신나요’에서도 그렇고 그동안 주로 필라테스 강사나 헬스트레이너 같은 역할을 주로 맡았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맞다. 계속 비슷한 연기를 많이 해왔다. 이제는 좀 벗어나서 아예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 좀 지적인 이미지라던지, 이런 역할 아직 한 번도 못 해봤다(웃음). 새침데기 같은 역할은 많이 해봐서 좀 바보, 푼수 같거나 둔한 이미지를 맡아보고 싶다”
Q. 최근 헬스 트레이너 양치승과 함께 SPOTV ‘더 체인지’라는 프로그램에서 메인 MC로 활약하기도 했는데 촬영 소감은? 에피소드는 없나
“매번 대결 구도로 촬영했다. 사실 대결 자체가 서로 엇비슷해야 가능한데 우리 팀이 너무 잘하고 예뻐서 계속 이길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우세한 느낌(웃음). 양치승 트레이너팀의 경우 팀원이 전부 여자인데, 혼자 남자라 불리한 점도 있고. 그런 부분을 배려하며 진행했다. 그분이 워낙 호랑이 트레이너로 유명하시지 않나. 그 팀이 약간 혼내는 콘셉트라면, 우리는 가족 같은 느낌으로 서로 다른 분위기에서 유쾌하게 촬영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 한 회에 한 명씩 탈락자가 발생한다. 탈락자가 생길 때마다 우승자들도 매회 같이 울었다. 서로 동고동락하며 많이 돈독해져서 헤어질 때마다 크게 아쉬워했다. 나는 MC다 보니 같이 울어줄 수는 없지만, 탈락시키고 나면 너무 미안해서 끝나고 밥이랑 술을 사줬다. 매회 위로하고, 같이 밥 먹고”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정말 이렇게까지 가능할까? 나조차 반신반의했다. 대회 특성상 단기간에 강도 높게 진행하다 보니 매주 눈에 띄게 외적인 변화가 보여 신기했다. 계속 지방이 걷어지고, 복근이 생기고. 아직 아기를 가져 본 적은 없지만, 나중에 아기가 커가는 모습을 볼 때 이런 기분일까 싶더라(웃음)”
Q. 글랜스 tv에서 ‘홈트 여신’이라는 콘텐츠를 촬영하기도 했는데
“글랜스 tv와는 기존에 작업을 많이 했었다. 예전에 같이 진행했던 팀이 다 오셔서 반갑고 익숙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마쳤다. 워낙 영상 색감도 예쁘게 나오고, 멘트가 없는 방송이라 편했다. 사실 강사들이 말하면서 운동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특히 필라테스는 들숨 날숨의 호흡이 중요하기에 더 어렵다. 예쁜 척만 하면서 말없이 하는 촬영이라 순탄했다(웃음)”
Q. 몸매 관리 얘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요새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사람 몸이 계속 완벽할 수만은 없다. 많은 분이 화보 속 몸만 보고 따라 하려고 하는 데 위험한 일이다. 그런 몸은 수분까지 제한한 일시적인 모습이다. 나 역시 중요한 화보나 촬영이 있을 때는 조금 감량을 하다가, 쉴 때는 건강식으로 영양을 보충해준다. 감량하는 기간과 유지하는 기간에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그 높낮이가 너무 심하면 물론 좋지 않겠지만. 또 같은 음식을 먹어도 언제,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 면 요리 같은 탄수화물이 먹고 싶다면 운동 전에 먹어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운동 후에는 고기 같은 단백질을 보충해 근육 생성을 활성화해주는 게 좋다. 그렇게 스케줄에 맞는 식단을 하는 편이다”
Q. 몸매 중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나 신경 쓰는 부분이 있는지
“몸은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부위만 집중해 운동하기보다는 신체의 밸런스를 잘 맞추려고 하는 편이다. 골반이 틀어지진 않았는지, 좌우 정렬이 잘 맞는지 등을 고려해 코어 운동을 중점적으로 하는 편이다. 또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 항상 노력한다”
Q. 연기 활동과 운동 지도자를 병행하며 스트레스도 많을 것 같은데
“원체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편이다. 같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일종의 필터 같은 역할을 한다. 같은 일이어도 일단 한번 걸러진다. 힘든 상황이 생겨도 ‘이 정도면 그때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견딜만한데?’ 이런 식으로 별거 아닌 일처럼 여기려 노력한다”
Q. 심리상담사 2급 자격증도 있다고 하던데, 혹시 심리상태가 신체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지
“그렇다. 운동 외적인 것들 역시 신체 건강을 만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필라테스는 재활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창시자인 요제프 필라테스 선생님은 늘 몸과 마음의 조화를 가장 중요시했다. 몸만 교정한다고 해서 발전이 있는 게 아니라, 완전한 결과는 심리에서부터 비롯된다고 강조하셨다. 마음과 신체의 균형, 조화가 이루어져야 가장 적합한 결과, 즉 건강한 몸이 완성된다. 식단, 운동, 심리 그리고 휴식 이 네 가지가 모두 적절하게 있어야 한다”
Q. 선화예고 출신에 미스인터콘티넨털 대회 수상 경력 등, 화려한 배경 때문에 소위 ‘금수저’ 연예인이라는 시선들도 있다. 부담스럽지는 않나
“우선 ‘금수저’랑 거리가 멀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성인 이후로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본 적이 없다. 필요한 건 자급자족 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하고 싶은 건 하는 거고, 내가 할 수 없는 범위를 부모님께 요구하거나 의지해 본 적이 없다. 강하게 자랐는데 왜 그런 이미지가 생겼을까(웃음)?”
Q. 학창 시절에는 구혜선, 이주연 등과 함께 ‘5대 얼짱’으로 불리기도 했다는데
“너무 민망한데(웃음). 예전에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던 시기에 학교별로 서로 웹캠 사진 등을 올리고, 퍼가고 이런 때가 있었다. ‘어느 학교, 누구’ 이런 식으로. 내 의사와 관계없이 사진이 올라와 투표가 진행됐다. 얼떨결에 되긴 했는데, 선생님들께서 무척 싫어하셨다.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학교가 순수 예술인 양성을 지향하는 학교라 방송 활동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타 학교 친구들이 구경을 오기도 해서 선생님들께 ‘이럴 거면 학교를 그만둬라. 아이들 공부하는 데 분위기 흐리지 말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Q. 언니 양한나 역시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미모의 소유자다. 자매가 모두 예뻐 학창 시절에 주목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에피소드는 없나
“예뻐서 생긴 에피소드는 없었다(웃음). 세 살 터울이기도 하고 내가 예중, 예고로 진학하는 바람에 초등학교까지만 같이 다녔다. 언니가 어렸을 때 약간 눈치 없이 똑똑한 스타일이었다. 아무도 발표 안 하는데, 혼자 손들고 발표하는(웃음). 그래서 친구들의 질투나 미움을 받기도 했는데, 친구들이 괴롭히면 내가 맨날 찾아가서 언니를 구해주곤 했다. 언니랑은 어릴 적부터 정말 단짝 친구처럼 잘 지냈다. 지금도 친구 같기도 하고, 언니 같기도 하고, 때로는 부모 같기도 하다. 모든 인간관계의 범위들을 언니로 다 충족할 수 있다”
Q. 미모도 미모지만 워낙 동안이다. 동안 관리 비법은?
“요즘은 관리를 너무 안 해서(웃음). 최근 자이로토닉 창시하신 분이 계시는 독일에 다녀왔다. 외국 출장이 잦은 편이라 생긴 팁인데, 피부가 예민할 때는 물이 안 맞으면 뒤집어지거나 하지 않나. 그럴 때는 생수를 사서 다 씻고 생수로 세안을 마무리한다. 어느 나라를 가던 생수를 사용하면 환경이나 컨디션 변화로 생기는 트러블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 외에는 기본적으로 수분 보충에 신경 쓰고 있다. 특히 회식 등 음주를 한 날에는 탈수가 일어날 수 있으니 꼭 팩을 한다”
Q. 음주를 즐기는 편인가?
“술 자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술자리 분위기는 즐기는 편이다.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회식이나 모임 등 주어진 상황 내에서는 즐긴다. 주량은 소주 1병 조금 안 된다. 또 잘 어울리는 음식을 곁들여 조화롭게 즐기는 걸 좋아한다. 회에는 소주라던가, 스테이크에 와인 같은 이런 조합(웃음)”
Q. 배우 한예슬 닮은 꼴로 주목받기도 했는데, 또 닮았다고 들어 본 연예인이 있나?
“어릴 때는 이나영 선배님, 크면서는 한예슬 선배님을 종종 들었다. 한예슬 선배님은 실제로 마주친 적이 있는데 실제로 뵈니 안 닮았더라(웃음). 정말 예쁘셨다. 우연히 식사하시는 걸 뵈어 인사드렸는데 웃으며 기분 좋게 잘 받아주셨다”
Q. 많은 이들에게 ‘뷰티 멘토’이자 ‘워너비’일 것이다. 혹시 그런 양정원에게도 롤모델이 있을까?
“현영 언니.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데 가정도 잘 가꾸고, 방송 활동도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 자기 관리도 너무 잘하시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엄마다. 성격도 너무 좋으시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결혼하고 가정을 가져도 언니처럼 계속 방송 활동을 하고 싶다”
Q. 결혼 계획은 없나. 이상형은?
“결혼 생각은 아직. 언젠가 할 생각은 있는데 지금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이상형은 성격이 둥글고 모나지 않은 사람. 외모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잘생겨서 나쁠 이유야 없지만, 외모적인 이상형은 딱히 없다. 대화가 잘 통하는 게 중요하다. 대화가 안 통하면 특별히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
Q. 양정원이 생각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뭘까?
“나 혼자만 예쁜 건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들에게도 기분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 예를 들어 ‘이 사람을 보면 나도 이렇게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사람도 이렇게 해냈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같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경험했던 좋은 것들을 같이 전하고 공유하고”
“강의가 끝난 후 학생들에게 ‘알려주신 대로 해봤더니 정말 이렇게 됐다’ 같은 피드백을 자주 받는다. 그럴 때 정말 뿌듯하다. 나는 내 몸이 잘 가꿔지는 것보다, 다른 이들의 몸과 건강을 가꿔줄 수 있다는 점이 더 행복하다. 그래서 ‘몸매 천재’, ‘필라테스 여신’ 이런 수식어보다는 ‘건강 전도사’, ‘건강 멘토’ 이런 수식어를 들을 때 훨씬 기쁘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최근에는 뷰티 예능 촬영을 앞두고 있다. 또 지금은 방학인데, 9월에 개강하면 다시 대학원에서 강의를 할 예정이다”
Q. 최종 목표가 있다면?
“어디가 최종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체력이 좋아서 몸이 부서지도록 일할 수 있다(웃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필라테스는 늙어서 죽기 전까지 하는 게 꿈이다. 나도, 다른 이들도 건강하게 만들어가면서. 연기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 욕심이 너무 많나(웃음). 한 가지로 국한되는 사람, 이를테면 ‘예쁜 사람’ 보다는 ‘더 궁금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다음에는 또 뭘 할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계속 찾아보고 싶게끔”
에디터: 정혜원
포토그래퍼: 권해근
의상: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더수인, 구카, 블랑앤에클레어
주얼리: 위드란(WITHLAN), 비올리나
아이웨어: 룩옵티컬
선글라스: 스텔라 마리나(STELLA MARINA)
슈즈: 르크로마키
백: 토툼(TOTUM)
헤어: 미즈노블 마리 실장
메이크업: 미즈노블 칸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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