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이 다음달 6일 시작된다. 전체 모집 인원(34만7886명)의 77.3%(26만8776명)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전년(76.2%) 대비 1.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전체 모집 인원은 전년에 비해 968명 줄었지만 수시모집 인원은 2914명 늘었다. 정부가 정시모집 확대 방침을 정하면서 수시모집 정원은 올해를 끝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수험생은 올해 마지막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학생부 위주 전형 강세 여전
올해 수시모집에서도 학생부 위주 전형의 강세는 여전하다. 올해 수시모집 인원 26만8776명 중 23만2513명(86.5%)을 학생부전형으로 선발한다. 내신 성적 위주인 학생부교과전형이 14만7345명, 내신 성적과 교과활동, 학생의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 8만5168명이다. 논술과 실기 위주 전형으로는 각각 1만2146명, 1만9377명을 모집한다. 논술 위주 전형은 전년 대비 모집 인원이 1164명 줄었다.
고른기회전형 모집 인원과 선발 비율은 늘어나고 있다. 2018학년도 4만306명(11.6%)에서 2019학년도 4만3371명(12.4%), 2020학년도 4만6327명(13.3%)으로 증가세다. 고른기회전형은 특성화고 졸업자, 특성화고 등을 졸업한 재직자, 국가보훈대상자, 농어촌학생,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지원 대상자, 장애인 등을 위한 전형이다. 해당 지원 자격을 충족하는 수험생은 적극적으로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수능최저학력기준 변화 많아
2020학년도 수시모집의 변수는 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에 변화를 준 대학이 많다는 점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 대학으로는 연세대(논술전형, 학생부종합-활동우수형)와 서강대(학생부종합-학업형), 한국외국어대(학생부교과전형) 등이 있다. 반대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새로 도입한 서울 소재 대학도 있다. 건국대(논술전형), 국민대(학생부교과전형), 성신여대(학생부교과전형) 등이 대표적이다.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유무는 실질 경쟁률과 직결된다. 상위권 대학 논술전형은 평균적으로 전체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실질 경쟁률은 표면적인 경쟁률의 30~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되면 지원자 모두가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게 돼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20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의 또 다른 특징은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요소가 간소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추천서 폐지, 자기소개서 폐지(또는 자율문항 삭제) 등 제출 서류를 간소화하는 대학이 늘어났다. 내년부터 학생부 기재 내역이 간소화되는 것을 대비해 대학들이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제출 서류가 간소화됐음에도 면접 등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은 학생부를 해석하는 방법이 확고하게 정립된 대학일 가능성이 크다. 서류를 간소화하면서 면접을 유지하는 대학은 면접 변별력을 키워 학생의 개별 역량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수험생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각 전형 평가 요소가 어떻게 구성됐고, 전년도 대비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전형 분석해 최적의 조합 찾아야”
전문가들은 자신이 강점을 가진 전형 요소를 분석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시 지원은 학생부 성적, 서류나 면접 등 비교과 영역 준비와 함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정시에서 수능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원권 등의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험생은 최대 여섯 곳의 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6개의 수시지원 카드는 보통 상향 2장, 적정 2장, 안정 2장으로 나눠 활용한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고3 수험생이 전년에 비해 6만 명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상향 지원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나치게 위축돼 안정·하향 지원하기보다는 자신을 갖고 도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면접이나 논술시험 등 2차 시험이 있는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시험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시험 일정이 겹치면 수시 지원 카드를 낭비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신설학과를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합격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올해부터 새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학과는 전년도 입시 결과가 없어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지원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는 올해 인문계열에서 심리학과와 자연계열 AI소프트웨어학부의 인공지능전공을 신설했다. 가톨릭대는 자연계열에서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를, 경희대는 국제캠퍼스에 글로벌한국학과를 새롭게 만들었다. 비인기 학과를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시 지원을 할 때에는 정시 지원 기회가 남아 있기 때문에 소신 지원하는 수험생이 많아 주요 대학 및 특정 인기학과로 지원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꼭 가고 싶은 대학이 있다면 인기학과보다 비인기학과에 지원하는 게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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