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마블 떠나자…소니 주가도 휘청

입력 2019-08-21 10:12   수정 2019-08-21 10:29



스파이더맨이 마블을 떠난다. 이에 따라 앞으로 펼쳐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도 볼 수 없게 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데드라인은 "디즈니와 소니픽처스의 협상이 결렬됐다"며 "이에 따라 '스파이더맨' 시리즈 3편과 4편은 소니가 자체적으로 제작한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아이언맨'으로 성공을 거둔 2009년, 마블스튜디오를 40억 달러(한화 약 4조4000억 원)에 사들였다.

'아이언맨'을 선보이기 전, 만화 사업이 몰락하면서 마블스튜디오는 경영난을 겪었고, 스파이더맨 영화 판권을 소니픽처스에 팔았다.

이에 따라 2002년부터 2007년까지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3편 선보였고, 2012년과 2014년엔 앤드류 가필드 주연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만들었다.

하지만 관객들과 평단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그동안 제작되지 않았다.

'어벤져스' 군단을 완성하고 싶었던 마블의 디즈니와 이렇다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던 소니픽처스 측이 합의하면서 2017년부터 톰 홀랜드 주연의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선보여져 왔다.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마블은 영화 제작을 맡고, MCU에서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소니는 제작비를 부담하는 대신, 배급권과 극장 수익을 가져간다.

마블이 제작한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기록적인 흥행을 거뒀다. 올해 개봉한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은 1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는 소니 픽처스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이다.

이에 디즈니 측에서 소니픽처스가 영화 수익을 모두 가져가는 계약 내용이 공평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이와 관련해 재협상을 벌였다. 디즈니 측은 영화 제작비 투자부터 수익까지 50%씩 나누자고 제안했지만 소니픽처스가 이를 거절했다는 게 현지 보도 내용이다.

결국 돈 때문에 소니픽처스와 디즈니가 결별하면서 향후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MCU는 별도의 길을 걷게 됐다.

다만 연출자인 존 왓츠 감독과 주연 톰 홀랜드는 향후 '스파이더맨' 시리즈까지 계약이 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출연은 계속될 전망이다.

톰 홀랜드 버전의 '스파이더맨'은 아이언맨을 멘토로 한 소년에 초점을 맞추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스파이더맨:홈커밍',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 모두 아이언맨이 중요한 요소를 차지했던 상황에서 내용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소니픽처스는 '스파이더맨' 관련 캐릭터에 대한 판권도 갖고 있는 만큼 '베놈'을 비롯, '스파이더맨' 스핀오프 등을 통해 스파이더맨 자체 세계관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스파이더맨'에서 마블이 빠진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우려가 불거지면서 소니픽처스의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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