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금알 낳는 웹툰과 웹소설"…'공격 투자' 하는 네이버·카카오

입력 2019-08-21 15:43   수정 2019-08-22 01:09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웹소설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올 상반기에 관련 기업에 잇따라 투자했다. 웹툰과 웹소설의 인기 지식재산권(IP)은 향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2차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유망 IP를 미리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인기 IP 확보에 사활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상반기에 웹툰 제작업체 제이큐코믹스, 제트케이스튜디오, 수코믹스에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각각 3억5000만원, 4억원, 4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투자로 네이버는 해당 업체의 지분을 35~40% 확보했다.

제이큐코믹스는 웹툰 ‘2024’로 유명한 이종규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제트케이스튜디오와 수코믹스도 각각 웹툰 ‘소녀더와일즈’와 ‘노블레스’를 내놓은 김혜진 작가와 이광수 작가가 세운 업체다. 네이버의 웹툰 업체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더그림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호랑, 빅픽쳐코믹스, 스튜디오JHS 지분도 30% 이상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도 올 상반기에 웹툰과 웹소설 업체에 투자했다.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와 알에스미디어에 각각 35억원과 41억1700만원을 투입해 종속 회사로 편입시켰다.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웹소설을 애니메이션(만화영화) 등으로 만드는 업체다. 알에스미디어는 웹소설 기획 및 제작사다. 소속된 웹소설 작가만 90명이 넘는다.


두 회사의 투자 목적은 콘텐츠 확보.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츠 수급과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안정적인 IP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좋은 작품을 추가로 발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인기 콘텐츠가 많을수록 네이버와 카카오의 매출은 늘어난다. 인기 만화 ‘용비불패’는 전자책 업체 리디북스가 유통했다가 네이버가 지난 2월 독점유통 권한을 확보했다. 지난해 네이버에 연재한 웹툰 작가들의 연평균 수익은 2억2000만원에 달했다.

국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커진 것도 요인이다. 웹툰 시장은 2015년 4200억원에서 지난해 8800억원으로 3년 새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원 수준에서 올해 43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영화 대박나면 수익 껑충

해외 시장 공략에도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하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이용자 수(MAU)는 올 1분기 5500만 명을 넘어섰다. 1년 전보다 900만 명 늘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2분기 네이버웹툰에서 발생한 글로벌 거래액은 작년 동기보다 50% 이상 늘었고 미국에서는 전 분기 대비 세 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일본에서 운영하는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 유통 서비스 픽코마의 MAU도 370만 명을 돌파했다.

인기 웹툰, 웹소설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돼 수익을 더욱 키울 수도 있다. 웹툰이 원작인 국내 영화 ‘신과 함께 1·2’의 수익은 3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방영돼 인기를 끈 드라마 ‘김비서는 왜 그럴까’는 웹소설이 원작이다.

네이버는 웹툰 콘텐츠의 영상화 사업을 강화하려고 지난해 스튜디오N이라는 전문 자회사까지 설립했다.

카카오도 영상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기 위해 김성수 전 CJ ENM 대표를 콘텐츠 제작 전문 자회사 카카오M의 수장으로 영입했다. 카카오는 인기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올해 안에 드라마로 내놓을 예정이다. 웹툰 ‘시동’과 ‘해치지 않아’는 영화화할 계획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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