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에이핑크 오하영이 솔로 가수로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다. 가요계에 청량한 기운을 불어 넣으며 '솔로퀸'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에이핑크 오하영은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첫 번째 미니 앨범 'OH!(오!)'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진행은 MC딩동이 맡았다.
앨범명 'OH!'는 놀라움을 표현하는 감탄사와 오하영의 성인 '오'를 활용한 이중적 의미로 24살 오하영이 음악으로 놀라움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OH!'에서 숫자 '5'를 연상해 사랑에 빠질 때 느끼는 감정들을 오감에 빗대어 표현했다.
'OH!'에는 타이틀곡 '돈트 메이크 미 래프(Don't Make Me Laugh)'를 비롯해 '하우 위 두(How we do)', '노바디(Nobody)', '두 유 미스 미(Do You Miss Me?)', '워리 어바웃 낫띵(Worry about nothing)'까지 총 5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돈트 메이크 미 래프'는 중독성 있는 훅의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사랑이 막 시작된 순간의 설렘을 24살 오하영의 감성으로 표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는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가사가 인상적이다.
에이핑크로 데뷔한 지 8년 만에 솔로로 나서는 오하영은 'OH!'를 통해 자신만의 색을 선보이고자 노력했다. 에이핑크 노래와의 차이점을 많이 생각했다는 그는 "노래를 듣고 에이핑크 같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 목소리를 최대한 다 담았다. 음색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변화를 꾀했다고 했다. 오하영은 "내가 좋아하는 파스텔톤을 섞어 핑크를 최대한 자제했다"라며 웃었다.
첫 솔로 데뷔인 만큼,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수록곡에도 공을 들였다. 베이빌론과 칸토 등 뮤지션들이 피처링으로 목소리를 더했고, 오하영이 직접 작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오하영이 작사한 곡은 '워리 어바웃 낫띵'. 그는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멀리 살게 된다면 어떤 생각일지, 혹은 떠나보냈을 때 어떤 기분일지를 생각하면서 쓴 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사했다고 밝혔다.
에이핑크에서 솔로로 나서는 멤버는 정은지에 이어 오하영이 두 번째다. 앞서 정은지는 뛰어난 가창력과 곡 소화 능력을 입증해 당당히 '솔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오하영에 따르는 기대감도 상당하다. 오하영은 "언니의 솔로 앨범이 잘 됐기 때문에 내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어주고 길을 잘 닦아줬다"며 "내가 또 열심히 잘 해야 다른 멤버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의 첫 계약 시점이 종료되는 '마의 7년' 고비를 넘긴 에이핑크는 각별한 우애를 자랑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막내 오하영의 솔로 데뷔에 멤버들은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고. 오하영은 "은지 언니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 '사람을 많이 데리고 다니지 말아라', '커피를 줄여라', '쓸데없는 지출을 하지 말라' 등의 말을 하더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해줬다"고 털어놨다.
초롱과 보미는 직접 뮤직비디오 촬영장을 방문하며 응원을 보탰다. 오하영은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는데 초롱 언니가 치킨과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와서 스태프들한테 다 돌리더라. 우리 팀의 리더고 주축이다 보니 눈물이 났다. 둘이 부둥켜안고 울었다. 언니 입장에서는 내가 대견스러웠던 것 같고, 나는 언니 품을 떠나니 시원섭섭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보미 언니도 왔는데 그때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보미 언니는 항상 웃으며 지냈던 기억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손나은은 재킷 촬영장을 방문했다면서 "하나하나 모니터하면서 코치해줬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에이핑크는 대중성을 무기로 '노노노(NoNoNo)', '내가 설렐 수 있게', '파이브(Five)', '1도없어' 등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팀으로 큰 활약을 했음에도 솔로로 활동한 사람은 정은지가 유일했고, 다음 타자로는 막내 오하영이 나섰다. 이와 관련해 오하영은 "멤버들은 팀 활동을 하지 않을 때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노력한다. 연기, 뷰티 등 각자 준비를 했다"면서 "나는 예전부터 회사에서 솔로를 제안했다. 나도 너무 하고 싶어서 이 노래로만 2년 넘게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솔로 준비까지 걸린 시간만 무려 2년. 긴 기다림의 이유에는 에이핑크가 있었다. 오하영은 "1순위는 항상 단체 앨범이었다. 그 사이에 틈을 노리려고 솔로를 2년 전부터 준비했다"면서 "그러다가도 에이핑크가 먼저 준비되면 팀부터 먼저 나갔다. 에이핑크가 1순위였고, 다른 건 2, 3순위였기 때문에 한 번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라고 깊은 속내를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에이핑크의 활동에 대해서도 "제 앨범이 끝나고 나서 바로 준비를 해서 최대한 빨리 나오지 않을까 마음 먹고 있다"고 말했다.
솔로 출격 준비를 마친 오하영이 듣고 싶은 수식어는 '청량 하영' 또는 '청량퀸'이다. 에이핑크 막내 하영이 아닌 가수 오하영의 매력으로 가득 채운 앨범 'OH!'를 통해 그가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오하영의 첫 번째 미니앨범 'OH!'는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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