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용 매트' 기술로 차량용 스마트컵 도전

입력 2019-08-22 17:23   수정 2019-08-23 01:19


온수매트는 겨울철 뜨끈한 바닥을 선호하는 중장년 및 노년층을 겨냥한 제품으로 인식하기 쉽다. 유로가 만든 ‘뉴아쿠아 냉·온매트’는 추울 땐 온수매트로,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철엔 냉수매트로 변신하는 제품이다. 전원과 온도 버튼이 있는 히터(보일러) 위에 아이스젤 및 얼음이 든 소형 탱크를 부착하면 이곳을 지난 냉수가 매트 표면을 21~22도로 만들어 준다. 지나치게 몸이 차가워지지 않으면서도 닿은 피부가 시원하고 쾌적하게 느끼는 온도다. 매트를 세탁기에 넣어 빨 수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전 연령 겨냥한 사계절용 냉·온수매트

과거 인기를 끌던 전기장판은 전자파 논란이 일면서 그 인기가 온수매트로 옮겨갔다. 전기열선을 이용한 전기매트와 달리 온수매트는 히터에서 가열된 온수가 호스를 타고 순환하면서 매트를 따뜻하게 해준다. 화재 및 전자파 방출 위험도 낮다.

국립부산기계공업고와 창원기능대학을 졸업한 조휴천 유로 사장(기술연구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온수매트를 개발했다. 이 회사 제품은 커버를 벗기지 않은 채 히터로 연결된 선만 빼면 통째로 접어 세탁할 수 있다. 싱글 매트는 1.5㎏, 일반 트윈용도 2.1㎏에 불과할 만큼 가볍다.

비밀은 매트 속 호스에 있다. 일반 제품에선 내부 직경 8㎜짜리 호스가 1개 사용되는데 이 회사는 3.5㎜짜리 얇은 호스로 4개 라인을 만들었다. 물이 들어갔다 나오는 길이 4개로, 촘촘하고 얇은 핏줄처럼 구석구석 고르게 덥혀주는 게 특징이다. 물을 분배해주는 배분기(호스 터미널) 기술은 자체 특허로 보유하고 있다. 1개 라인이 막혀도 다른 호스들이 물을 순환시키도록 해 고장률을 크게 줄였다.

조 사장은 “일본 바이어가 공업용 세탁기와 건조기로 50번 빨고 말리는 실험을 했는데도 고장이 나지 않았다”며 “그 덕에 겨울철 일본에서 홈쇼핑 방송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수출이 매트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차량용 ‘스마트컵’ 등 제품군 확대

유로는 단순한 온수매트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나섰다. 2인용 트윈패드의 양쪽 온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둘 이상의 난방구역을 형성하는 보일러장치 및 이를 활용한 온열매트 특허’를 비롯해 총 14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EMF(극소량전자파인증), KC(국가통합인증마크), PSE(일본전기용품안전인증)도 획득했다.

작년 10월 출시한 뉴아쿠아 냉·온매트는 오랜 기간 망설인 신제품이다. 조 사장은 “기술은 오래전에 개발했는데 너무 춥게 자면 입과 눈 주변 근육이 비뚤어지는 ‘구안와사(口眼斜)’가 올 수 있을까 싶어 적정온도를 찾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며 “작년부터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등 여름이 너무 더워 사계절 내내 쓸 수 있는 매트로 내놨다”고 말했다.

냉·온수 기술 전문기업을 꿈꾸는 유로는 차량에서 시가잭으로 물을 끓일 수 있는 텀블러 모양의 ‘스마트컵’도 생산 중이다. 2013년 첫 제품 이후 꾸준히 디자인과 용량(일본 컵라면 크기를 고려한 420mL)을 향상시켜 네 번째 모델을 출시했다. 차량에서 라면이나 분유용 물을 손쉽게 끓일 수 있어 유아를 둔 가정이나 운수업 종사자들이 주로 구매한다. 차량 내부의 김서림 방지 및 안전을 위해 스마트컵 온도는 30도에서 최대 90도까지로 설정했다. 차량 배터리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90도로 물을 끓이는 데 약 25분이 걸리도록 했다. 이달 일본 소형가전 유통사인 야마다전기(야마다덴키)에 초도 물량 3000개를 수출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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