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형이 팔순이 넘는 나이에 다시 한 번 감방 생활을 하게됐다.
2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민철기)는 절도 혐의로 재판을 받은 조세형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로서 1982년 체포된 이후 7번째 수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조세형은 지난 6월 서울시 광진구 다세대주택 1층에 침입해 몇 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조사 결과 조세형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6번에 걸쳐 총 100여 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거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거주자들이 외출한 틈을 타 담을 넘고 방범창을 통해 주택 안으로 들어가 500만원 상당의 달러와 위안화, 100만원 상당의 백금 반지, 50만원 상당 금목걸이를 훔치는 등 상습적으로 절도하는 방식이었다.
재판부는 "(조세형이) 상습적으로 주거에 침입해 귀금속을 절취했다"며 "동종 범죄로 다수의 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 기간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드라이버나 커터칼 등 도구를 준비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점, 피해 회복을 하지 못한 점에 비춰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면서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세형은 4살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랐고, 두부 한 모를 훔쳐 소년원에 가게 되면서 절도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종합병원장, 전직 국회의원 등 부유층 저택만 골라 털며 '대도'로 불렸다.
1982년 검거 당시 경찰은 조세형의 집에서 240여점의 귀금속을 장물로 회수했다. 액수로 따지면 2억원이 넘었다. 통계청에서 물가상승률에 따른 화폐가치를 환산해보면 현재 72억5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당시 조세형은 "군사정부에 반감을 가진 언론이 부패를 드러내기 위해 나를 의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최근까지 절도 행각을 이어간 이유 역시 생활고였다.
조세형 측 변호사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여관 주거비 50만원을 내고 나면 한 달에 겨우 14만원으로 생활을 해야 했다"며 "고령에 어려운 상황을 이기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점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세형 역시 "2000년에 아들이 태어나 이제 군대에 입대한다"며 "교도소가 두려운 게 아니라 아이들을 생각하면 징역이 무섭다"고 말했다.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한 그는 출소한 뒤 선교 활동을 하고 경비보안업체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며 선량한 삶을 살아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혀 다시 수감생활을 했고, 이후 '대도'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빈집털이를 하며 교도소를 들락날락했다.
2005년에는 서울 마포구에서 치과의사 집을 털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고 2010년에는 장물 알선으로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2013년에는 70대의 나이에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 등을 이용해 강남 고급 빌라를 털다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출소 5개월 만인 2015년 용산의 고급 빌라에서 재차 남의 물건에 손을 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출소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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