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초반부에 등장하는 ‘렉스 프레디쿠스’라는 가상 프로그램은 법률을 추론하거나 재판을 예측하는 법률 인공지능이다. 여기서 법률 인공지능은 인공지능 변호사와 인공지능 판사를 연구하는 분야를 말한다. 인공지능 변호사는 추론기능, 인공지능 판사는 예측지능을 상징한다.
사실 우리들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추론과 예측이다. 그런데 이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괄목할 만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대중화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야에서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임에 틀림없다. 1부는 ‘욕망의 알고리즘’이란 제목으로 예측의 세계와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다. 2부는 ‘딥 체인지’라는 이름으로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다룬다. 3부는 ‘메타 인텔리전스’라는 제목으로 인공지능 변호사와 인공지능 판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 두 분야는 리걸테크라는 새로운 산업의 두 가지 주춧돌에 해당한다. 리걸테크는 그 자체만으로 흥미롭지만, 인공지능의 모든 것이 구현되는 분야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상징하는 메타 인공지능을 소개한다.
기존 인공지능에 관한 책과 차이점이 있다면 인공지능에 관해 기술적인 면이나 상업적인 면만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지 않고 근원적이고 방대한 영역을 종합적으로 다룬 점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라는 평을 내릴 수 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외부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생존과 번영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인간의 뇌는 과거와 현재를 알기 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설명하고 예측하기를 갈망한다. 따라서 호모사피엔스는 시작부터 프레디쿠스와 함께해 왔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기계적 예측지능을 더함으로써 인간의 활동 영역을 광대한 분야로까지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런 결과물로 가능한 것이 법률의 자동화다. 오랫동안 법률 인공지능 분야에서 활동해온 저자의 내공으로부터 독자들은 인공지능에 관한 초보 지식으로부터 고급 지식을 습득하는 귀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공병호연구소 소장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