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생들은 진짜 다르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로 시작된 고민은 “아무리 그래도 우리 때는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는데…” “요즘 애들 정말 무섭네” 등의 ‘꼰대 같은 대화’로 이어졌다.
누가 들으면 기성세대 간 대화인 줄 알겠지만, 사실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들이 모인 자리였다. 밀레니얼과 비슷한 듯 하지만 또 다른 Z세대. 조직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곧 실무자 자리를 채울 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피할 수 없으면 즐기지 않는다. 나간다.”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라고 믿고 조직보다 개인의 행복이 우선인 것은 밀레니얼과 Z세대가 비슷하다. 그러나 Z세대에게는 불안이 깔려 있다. 사춘기 무렵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호황기를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탓이다. 고성장 시대의 종말을 지켜본 이들의 부모 X세대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며 키웠다. 이 때문에 이들은 현실적인 행복을 추구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글로벌 경제 호황기에 청소년기를 보냈고, 부모인 베이비부머 세대로부터 “넌 특별해. 넌 뭐든지 될 수 있어”라는 가치관을 물려받아 이상적인 행복을 지향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다. ‘유튜브’로 학습하고 ‘틱톡’으로 표현하며, ‘페메(페이스북 메신저)’로 소통한다. 이들은 기술을 빠르게 익히고 정보를 쉽게 찾고 공유하는 것에 능하다. 무섭게 변하는 세상에 조직이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엄청난 잠재력이 될 수 있다.
이런 Z세대와 함께 일하기 위해 기성세대는 어떤 배려를 해주면 좋을까. 이들이 ‘납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들은 기성세대가 그랬듯이 ‘까란다고 까거나’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다. 밀레니얼은 최소한 팀으로 일할 줄 알지만 Z세대는 철저히 개인에 집중한다. 밀레니얼만큼 보상과 승진에도 관심이 없다. 이들은 업무 배분에 “제가 왜 이걸 해야 하죠?”라고 즉각 반문한다. 반항의 질문이 아니다. 이들에게는 의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조직 관점보다는 개인의 성장과 사회에 주는 가치 차원에서 이유(why)를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what)와 언제까지 해야 할지(when)를 정해준다면, 이들은 아마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어떻게(how)를 스스로 찾아올 것이다. 여기에 자율성을 보장하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금상첨화다.
X세대가 별종으로 불리던 시대가 있었고,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 또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시대가 있었다. 세대 간 갈등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다름을 틀렸다고 섣불리 선 긋지 않고, 서로 무엇을 배울지 찾는 것으로 관점을 돌린다면 그 갈등이 훨씬 생산적일 것이다.
김민경 IGM 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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