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은 23일 ‘플랫폼 경제 종사자 고용 및 근로자실태 진단과 개선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플랫폼 경제 종사자는 전통적인 근로계약이 아니라 모바일 앱을 통해 일감을 얻고 수입을 올리는 음식배달, 대리운전, 가사도우미 등을 말한다. 근로자나 자영업자 범주에 속하지 않아 ‘디지털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 건별 계약을 통한 임시직이란 의미에서 ‘긱(gig) 노동자’로도 불린다.
김준영 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전국 약 3만 명(만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벌여 국내 플랫폼 경제 종사자 수를 46만9000명에서 최대 53만8000명으로 추정했다. 짧게는 지난 한 달간, 길게는 1년간 플랫폼 중개를 통한 유급노동 여부를 확인한 결과다.
플랫폼 경제 종사자의 66.7%는 남성이었다. 남성 중엔 대리운전 종사자가 26.0%로 가장 많았고, 화물운송(15.6%) 택시운전(8.9%) 판매·영업(6.5%) 순이었다. 여성은 음식점보조·서빙(23.1%) 가사·육아 도우미(17.4%) 요양·의료(14%) 청소·건물관리(10.9%) 등에 많이 종사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2.6%로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비중도 18.6%나 돼 50세 이상이 플랫폼 경제 종사자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월평균 수입은 직종에 따라 편차가 컸다. 분야별로 플랫폼 경제의 확산 속도가 다르고 직종에 따른 활용률이 차이 나는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앱 기반 직종인 대리운전 기사들의 월평균 수입은 279만원이었다. 음식배달원은 277만원, 퀵서비스 종사자는 266만원으로 조사됐다. 택시기사는 312만원이었다.
다만 플랫폼(앱)을 통한 직접 수입은 대리운전 159만원, 음식배달 218만원, 퀵서비스 230만원, 택시기사 74만원으로 전체 수입 중 차지하는 비중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총수입의 86.5%를 플랫폼을 통해 올리는 퀵서비스와 음식배달(78.9%)은 사실상 전업화됐다는 얘기다.
최기성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주로 야간에 일하는 대리운전 기사 중 상당수는 낮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총수입 대비 플랫폼을 통한 수입 비율이 낮다”며 “택시기사의 경우 아직 길거리에서 승객을 태우는 전통적 영업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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