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업을 혁신하려 합니다."
방시혁 대표가 꿈꾸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비전은 가능한걸까.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불붙던 시절, 음반 사재기 논란이 있었을 당시 "우리는 중소형 기획사"라고 항변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2001억 원의 매출과 391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대형 기획사로 성장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매출 규모는 동기간 YG엔터테인먼트 1428억 원, JYP엔터테인먼트 655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SM엔터테인먼트의 매출총액 2904억 원 보단 낮지만 영업이익은 67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매출 기준 올해 상반기에만 93.41% 성장했다.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방시혁 대표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 "기존의 패러다임 바꾸겠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21일 사업설명회를 통해 변화를 예고했다. '방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방시혁 대표는 뛰어난 감각의 뮤지션이자 기획자이며 프로듀서다. 본인 스스로 "어릴 때부터 아이돌을 좋아했다"는 방시혁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확장시키며 지금의 콘셉트를 완성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날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가 꿈꾸는 것은 음악 산업의 혁신"이라며 "혁신은 이미 존재하거나 존재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고객의 니즈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빅히트는 민희진 전 SM엔터테인먼트 이사를 CBO로 영입하고, 걸그룹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 인수 등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방시혁 대표가 꿈꾸는 미래는 음악에 국한돼 있지 않다. 음악 사업을 기반으로 게임, 드라마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와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 6월 출시된 게임 'BTS월드'는 첫단추에 불과했던 것.
방시혁 대표는 이날 "내년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담은 드라마를 방영한다"고도 밝혔다. 제작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나의 아저씨' 등을 만들었던 초록뱀미디어가 맡는다. 직접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출연하진 않지만 '화양연화' 시리즈 뮤직비디오를 통해 구축된 세계관이 드라마를 통해 어떻게 선보여질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 사업 다각화의 명과 암
하지만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사업 확장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도 식음료사업 등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를 꽤했지만 현재 적자만 누적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이수만 대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라이크기획 수익 배분과 관련한 이슈가 등장했을 때, SM의 주요 투자자 중 하나였던 KB자산운용은 "SM USA 산하의 자회사들과 SM F&B는 본업과 관련성이 없고 현재까지 발생한 적자규모를 감안할 때 역량이 부족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최근 연이은 사건사고로 주춤하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 역시 외식 사업은 물론 화장품, 골프 등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지적받은 바 있다.
빅히트 측은 최근 글로벌 팬 커뮤티니인 '위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식 MD몰 '빅히트샵'도 위버스로 옮겨왔다.
빅히트는 이를 기반으로 라이브 뷰잉이나 라이브 스트리밍 경험이 가능한 팝업 스토어 운영과 '위버스'를 통한 공연 티켓, 숙박, 교통 결제 방안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 방탄소년단, 그 이후가 관건
빅히트의 사업 확장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 입대가 목전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맏형 진(본명 김석진)은 1992년 12월 4일 생이다. 올해 샤이니 민호, 키, 호야, 윤지성, 진영 등 1991년생 스타들이 줄이어 군에 입대한 것을 고려하면 진 역시 내년에 입대하리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멤버 개개인이 다른 가수의 앨범에 참여하거나, 솔로 음원을 발표하긴 했지만 솔로 활동, 유닛 활동 등을 공식적으로 한 적이 없다. 진의 군 공백이 발생한 이후 어떤식의 활동이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데뷔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를 시작으로 신인그룹을 꾸준히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TXT는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힘입어 데뷔하자마자 미국 6개 도시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글로벌 슈퍼 루키'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겠다는 것.
다음 신인은 걸그룹으로 예고된 상황이다.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가 쏘스뮤직과 함께 곧 글로벌 규모의 오디션을 개최한다"며 "저와 민희진 CBO가 신인 걸그룹의 데뷔조 구성을 위해 펼쳐질 글로벌 오디션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2012년 비운의 걸그룹 글램으로 고배를 마셨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연이은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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