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여인숙 방화 피해자 김모(62)씨가 구속됐다. 김씨는 지난 19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 불을 질러 투숙객 김모(83)씨와 태모(76)씨, 손모(72)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지법 영장전담 오명희 부장판사는 이날 경찰이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신청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 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여인숙 투숙객들은 폐지와 고철 등을 주워 고물상에 내다 팔아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12만원을 내고 2평 남짓한 여인숙 방에서 숙식을 해결했는데 대부분이 고령인 탓에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불길이 두 군데서 치솟았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방화 가능성을 조사했고, 화재가 발생하기 전 자전거를 타고 여인숙 앞 골목길을 지난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했다.
김씨가 골목을 빠져 나오고 약 5분 뒤에 여인숙에서 불길이 치솟은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인숙 앞 골목길은 자전거를 타고 1분 만에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짧지만, 김씨는 이곳에 5분 넘게 머물렀다"며 "피의자는 과거에도 방화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취재진을 향해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범인으로 몰렸다"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면서 "아는 여성을 만나러 갔던 것"이라며 항변했다.
경찰은 구속 기간 김씨의 방화 경위와 동기, 투숙객과의 연관성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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