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추석 연휴(9월 12~15일)가 시작되기 전까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국내외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초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먼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한국 제외 조치가 시행되는 28일을 전후로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양국이 초강경 대응을 주고받는다면 코스피지수가 185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은 다음달 1일부터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와 악기, 농산물 등 일부 품목에 1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갈수록 격화되는 홍콩 시위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블랙스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로 예정된 MSCI 신흥국지수 조정으로 한국 비중이 줄어들면서 외국인 자금도 대규모로 추가 유출될 전망이다.
다음달 17~18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 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시장이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는 추석 연휴 직전까지 외국인 투자자, 기관투자가 등 ‘큰손’ 투자자들의 수급이 꼬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큰손 투자자들은 설, 추석 같은 장기 연휴 기간에 해외에서 한국 증시에 타격을 줄 악재가 터질 가능성을 감안해 연휴 직전 보유 물량 중 일부를 정리하는 경향을 보인다. 작년 9월의 경우 외국인은 9월 초부터 추석 연휴 시작 직전인 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1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격적 투자를 자제할 것”을 권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증시의 ‘간판’ 반도체와 낙폭이 과도한 실적개선주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바닥권에 도달한 가운데 3분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추세는 진정되고 있다”며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비와 소재 등 IT 업종 전반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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