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4·사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선 전관왕을 향해 질주할 정도로 ‘무서운 선수’다. 그러나 평소엔 아이스 카푸치노를 좋아하고 주변을 살뜰히 살피는 20대 중반의 아가씨일 뿐이다. 당초 그는 지난 9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마스터스에 출전한 뒤 한국에 남아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캐나다가 좋아서 대회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바꿨다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우승 확정 후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트로피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고 말해 간담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18번홀(파4) 그린으로 이동하면서는 디펜딩 챔피언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어깨동무를 하고 밝은 표정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브룩과 함께 걸어오는데 관중의 환호성이 들렸다. 그래서 ‘브룩, 너를 위한 함성이야’라고 말했더니 그가 ‘아냐, 너한테 보내는 거야’라고 말해 웃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30일 막을 올리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 출전한 뒤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다. 그는 “가족, 친구들, 매니저와 함께 4승을 자축하고 싶다. 술도 한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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