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줄기세포와 miRNA 활용한 심근경색 치료법 개발"

입력 2019-08-26 17:08   수정 2019-08-27 02:14

“줄기세포 연구는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가를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국내에서 아직 성공모델이 드문 것은 이런 목표가 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황기철 가톨릭관동대 바이오융합연구원장(사진)은 26일 “몸속 지방에서 분리한 성체줄기세포와 혈액 속 마이크로리보핵산(miRNA)을 활용해 심근경색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사람에게서 나온 물질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실제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국내 줄기세포 연구 1세대로 불린다. 다른 연구자들이 배아줄기세포에 집중할 때도 20여 년간 묵묵히 성체줄기세포만 연구했다. 성체줄기세포는 노화 등으로 죽은 세포의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몸속에서 새 세포를 만드는 세포다. 역할이 정해진 세포이기 때문에 난자와 정자가 만난 수정란에서 추출하는 배아줄기세포보다 분화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 않다. 그런 만큼 생명윤리 논란이 적어 비교적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세포로 분화할지 알 수 없는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조작도 쉽다.

이들 줄기세포를 활용해 심근경색 등을 치료하기 위한 시도는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모델은 드물다. 동물실험에서는 조직을 재생하는 데 성공해도 사람에게 이식한 뒤 줄기세포 생존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그 원인으로 설계 방식을 꼽았다. 그는 “대부분 배지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기본 배지에만 외부물질이 100가지 넘게 들어간다”며 “더욱이 이들 중 상당수는 동물용 배지”라고 했다. 그는 “단핵세포인 면역세포는 이런 배양 방식을 활용해도 괜찮지만 이미 어른세포인 줄기세포를 다시 유아기 세포로 만들어 키우는 것은 힘든 과정”이라며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배양 방식의 줄기세포 연구는 안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인위적인 물질을 넣거나 변형시킨 줄기세포가 몸속에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성체줄기세포를 잘 분리·정제한 뒤 이 세포가 몸속에서 제 역할을 하도록 돕는 miRNA를 병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줄기세포는 재생기능을 키워준다. miRNA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세포사멸을 돕거나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발한 세포를 심근경색 동물모델에 투여했더니 50% 정도가 회복됐다. 그는 “연골세포를 활용해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고 내피세포를 활용해 당뇨발을 치료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고 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치료를 환자에게 활용하기 위해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줄기세포 의약품과 시술을 분리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자가세포를 활용한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독립된 기술평가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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