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는 26일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코오롱티슈진 주식예탁증서(DR)에 대해 상장폐지를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거래소 측은 “15영업일(9월 18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계열사에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것은 상장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된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기심위는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6월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제출한 상장심사 청구서에 허위 사실이나 중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인보사 판매처인 코오롱생명과학이 약 성분에 연골 세포가 아닌 신장 세포가 포함됐는데도 연골 세포가 들어간 것처럼 자료를 제출했다며 판매 허가를 취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나 법원의 취소정지 가처분신청 기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중단 공고 등을 고려할 때 신장 세포나 임상 개시에 대한 사실이 (고의가 아니라는) 회사 측 주장과 다를 수 있다는 정황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제대로 소명할 것”이라고 했다. 기심위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6시20분까지 네 시간 이상 ‘마라톤 회의’를 거쳐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으로 코오롱티슈진이 코스닥시장에서 곧바로 퇴출되는 것은 아니다.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에서 똑같은 결정이 내려져도 회사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 재심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3심제’다 보니 최종 상장폐지까지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
그럼에도 회사 측이 기존 결정을 뒤집을 추가 증거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지 않아 사실상 투자자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는 작년 말 기준 5만9445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36.7%에 달한다. 2017년 11월 상장한 코오롱티슈진은 한때 시가총액이 4조원이 넘는 대형주로 성장했지만 현재는 4896억원에 불과하다.
코오롱티슈진은 식약처가 인보사의 허가 취소를 결정한 지난 5월 28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향후 심의에선 FDA의 임상 3상 재개 허가 여부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보사 미국 3상이 재개되면 개선기간 부여 등 차선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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