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를 중심으로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각) AFP통신은 미국 고위 당국자가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11월 하순 이전에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일 양측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되는 선택을 했고, 양국이 협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미 국부무 당국자의 발언도 전했다. 고위 당국자의 입을 통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불만을 거듭 내뱉은 셈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지소미아가 종료하는 11월 23일까지 약 3개월의 기간이 남아 있다"며 "그 기간에 타개책을 찾아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고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한국을 백색국가(수출 우대 국가 명단)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수출무역관리령을 오늘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미 당국자는 지소미아 종료가 중국의 지위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과에 불만족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중국 입장을 강화하거나 적어도 동맹 구조를 덜 위협적으로 만든다"고 했다.
그는 지소미아 체결 이전의 3각 정보공유에 대해서는 "위기 상황에서 꽤 번거롭고 매우 불편하며 사실상 쓸모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위기 상황에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가 있을 때는 시간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3각 정보공유만으로 충분하다는 우리 정부와 여당 주장과 반대되는 입장이다.
미국은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지난 22일 국방부·국무부의 공식 반응을 통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 바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5일 "한국 방어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미군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독도방어훈련을 꼬집는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 훈련이 특별히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찾지 못했다. 이는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않는 행동들이다. 단지 그것(한일 관계)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5일부터 양일 간 역대 최대 규모의 독도 방어 훈련을 진행했다. 일본 정부는 독도가 자신의 고유 영토라고 언급하면서 훈련 중지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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