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내달 16일부터 국산 전기차를 만든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생산라인의 스위치를 켜는 것이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트위지 생산라인이 올 추석 연휴 직후인 9월 16일부터 가동된다. 앞서 스페인 바야돌리드 르노 공장에 있던 트위지 생산라인은 부산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업체 동신모텍으로 이전됐다.
국내 생산이 시작되면 트위지는 초소형 전기차 가운데 유일한 국산차가 된다. 그간 국내 초소형 전기차는 대부분 중소기업이 중국에서 초소형 전기차를 들여와 국내에서 마무리 조립과 검수를 하는 수준에 그쳤다.
트위지의 경우 주요 부품은 스페인에서 공급받지만 모든 조립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진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셀도 국내 LG화학을 통해 직접 조달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생산라인의 시험가동과 함께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연 생산량은 5000대 규모다. 국내 공공부문의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인데 우선 우정사업본부의 도입사업을 첫 목표로 삼았다.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사고 발생이 빈번한 이륜 오토바이를 초소형 전기차로 대체한다. 올해 1차 사업으로 1000대를 도입하고 내년 말까지 1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1차 물량인 1000대는 중국 초소형 전기차를 수입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공급한다.
우본은 당초 외산 전기차 배제를 목표로 국내 생산, 국산 부품 50% 이상 탑재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전기차 구매 시 환경부 등에서 국고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실제 지원 대상은 중국 업체 제품들이 다수였다.
트위지는 우본의 사전 실험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스페인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었다. 르노삼성은 내달부터 국내 생산이 이뤄지면 충분히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우본과 꾸준히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면서 "기존 트위지가 스페인 생산이기에 1차 사업 참여는 불발됐지만, 후속 사업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위지의 단점으로 지적된 배터리 용량, 공조 장치 등 문제들도 고치겠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만큼 국내 기업들과 협력해 한국 시장에 적합한 차량으로 만들겠다"며 "국내 시장에 맞게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감하고 배터리 용량 확대, 에어컨 공조 장치 추가 등 다양한 개선안을 본사에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위지의 국내 생산이 시작되면 100% 국내 조립의 유일한 초소형 전기차다. 중소기업 대비 우월한 사후관리, 기술 검증 등을 감안할 때 공공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차 업계의 시선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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