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뎅 급성장의 비결…선불 시스템·고품질로 '맘' 잡았다

입력 2019-08-28 15:48   수정 2019-08-29 00:59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래미안퍼스티지아파트 상가에 있는 부산어묵 전문점 ‘오마뎅’. 낮 12시30분이 되자 개학 첫날 수업을 마친 잠원초등학교 학생 5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좁은 매장에 들어가지 못해 줄을 선 아이들은 차례대로 어묵과 물떡(어묵 국물에 담가 놓은 가래떡) 등을 주문했다.

돈을 내는 아이가 거의 없었다. 대신 “저 OOO인데요, OOOO번이에요”라며 이름과 엄마 휴대폰 번호 뒷자리를 주인에게 불러줬다. 엄마들이 미리 결제해 놓았기 때문이다. 잔액 등의 정보는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엄마에게 전송된다. 이곳뿐 아니라 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다른 오마뎅 가맹점 풍경도 비슷하다.

부산 출신 주부가 창업

고급 어묵 프랜차이즈 오마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가맹점이 90개를 넘어섰다. 가맹점 수보다 초등학생과 엄마들 사이의 인기가 더 예사롭지 않다. 아이들은 거의 매일 들러 간식을 먹고, ‘물주’인 엄마들은 선불로 카드를 긁어 놓을 정도다.

오마뎅은 네 자녀 엄마인 최주희 대표가 2015년 9월 잠실 리센츠 상가에서 시작한 부산어묵 전문점이다. 부산어묵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회사는 여럿 있었지만, 프리미엄 부산어묵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곳은 없었다는 점에 착안했다.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루 매출이 100만원대로 급증했다. 예상 손익 분기점(하루 매출 30만원)을 훨씬 뛰어넘었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마뎅은 2017년 4월 본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년4개월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장이 97개까지 늘었다.

엄마들을 사로잡은 ‘품질’

오마뎅이 빠르게 수도권 아파트 단지로 확산할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은 품질이다. 오마뎅은 주력 상품인 어묵을 부산의 어묵공장에서 공급받는다. 질 좋은 생선살을 원료로 쓴다. 이 때문에 육수가 채워진 작은 가마솥에 담아 판매하는 어묵은 밝은색을 띤다.

물떡과 떡볶이는 쌀떡이다. 떡공장과 인근 떡집에서 뽑아낸 가래떡을 그날그날 점포로 보낸다. 오마뎅은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도록 어묵 제품에는 밀가루, 색소, 화학조미료(L글루타민산나트륨) 등을 사용하지 않는 ‘3무(無)’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오마뎅이 인기를 끌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간식”으로 입소문이 났다. 좋은 간식을 먹이려는 엄마의 수요가 늘며 가맹점 수도 급증했다.

선결제 고객 수 2만6000명 달해

선결제시스템도 차별화 포인트다. 사업 초기에는 엄마들이 “아이가 오면 어묵을 내달라”며 돈을 맡겼다. 점주와 점원들은 장부에 ‘바를 정(正)’을 쓰며 잔액을 관리했다. 수기로 하다 보니 사소한 시비가 생기기도 했고, 다른 사람의 이름을 대고 먹는 경우도 있었다.

오마뎅은 이를 해결했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소 1만5000원부터 선결제하면 일정액을 포인트로 쌓아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용 내역, 잔액 등은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현재 오마뎅 97개 점포에서 미리 결제해 놓은 고객 수는 2만6000명에 이른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엄마들이다. 선결제 고객 수는 잠실 리센츠점이 2256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달 어묵 본고장 부산 진출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창업하기 쉬운 것도 오마뎅의 성장 비결이다. 임차료를 제외하고 5000만~6000만원이면 5~7평 정도의 매장을 낼 수 있다.

올해 오마뎅 전 점포의 매출은 200억원, 본사 매출은 6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마뎅은 지방으로도 점포를 확장할 계획이다. 9월엔 어묵의 본고장 부산에 첫 매장을 연다. 최 대표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프리미엄 어묵집으로 싱가포르와 미국, 중국 등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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