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헤이리에 있는 유명 테마파크 건축물 ‘딸기가 좋아’가 추정가 40억~60억원에 국내 미술품 경매에 나왔다. 서울옥션은 다음달 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여는 제153회 경매에 ‘예술마을 헤이리 딸기테마파크’(딸기테마파크)를 출품한다고 28일 발표했다.
딸기테마파크는 2층짜리 문화공간 ‘딸기가 좋아’와 3개 층 전시장 겸 수장고인 ‘미술창고’로 구성된 건축 연면적 1303㎡ 규모의 건물이다. 패션잡화 브랜드 쌈지를 운영했던 천호선 쌈지농부 대표가 2004년 헤이리 예술마을 초입에 딸기테마파크를 공식 개관했다. 설계는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조민석(매스스터디스)과 최문규(가아건축사무소), 제임스 슬레이트가 함께 맡았다. 건물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2003년 P/A(Progressive Architecture) 건축상을 수상했고, 200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초대받았다.
‘딸기가 좋아’는 2000년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설치작가 최정화, 이완, 임옥상 씨가 설치한 공공미술품도 소장하고 있다. 현재는 정금자·천재용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주)어린농부가 운영 중이다.
김환기의 반추상화 8억~12억원
서울옥션은 이날 고서화와 도자기를 비롯해 근·현대 미술품 127점(120억원)을 경매에 부친다. 현대미술 블루칩 작가 김환기(1913~1974)가 1955년 서울에서 제작을 시작해 이듬해 파리에서 완성한 ‘산’은 추정가 14억~20억원에 나왔다. 산과 달, 구름을 도식화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으로 빨강, 파랑, 노랑의 강렬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1950년대 김환기 정물화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는 ‘백자와 꽃’(1949)도 추정가 8억~12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내로라하는 한국 여성 화가의 작품도 줄줄이 경매에 부친다.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가 1960년대 다양한 종류의 꽃을 한팔 가득 안고 있는 여인을 환상적으로 묘사한 ‘꽃과 여인’(추정가 3억~4억원), 추상화가 이성자가 고국에 대한 애정과 아들을 향한 모성애를 자연의 본질에 담아 형상화한 ‘무제’(4000만~6000만원),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빛을 그려온 방혜자의 ‘빛의 춤’(3500만~5000만원), 한국 추상미술 화가 최욱경의 ‘무제’(1800만~3000만원), 보리밭 작가로 잘 알려진 이숙자의 ‘리시안샤스 이브’(2500만~4000만원) 등이다.
효정왕후의 71세 기념 잔치 그림
조선 시대 희귀한 고서화도 대거 출품된다. 조선 제24대 왕 헌종의 계비인 효정왕후(1831~1904)의 71세 기념 잔치 모습을 그린 ‘신축진찬도(辛丑進饌圖)’가 최저 추정가 10억원에 나온다.
총 10폭인 그림은 고종(50세)과 효정왕후(71세) 생일을 축하해 대사령(경사를 맞아 죄수의 형벌을 면제하는 것)을 반포하는 진하례 장면인 ‘중화전 진하’, 효정왕후 생일잔치가 시작되는 날 모습을 그린 ‘경운당 진찬’, 같은 날 밤 잔치를 그린 ‘경운당 야진찬’, 고종이 중심이 돼 다음날 다시 잔치를 베푸는 ‘고종 익일회작’, 황태자가 주최하는 ‘황태자 재익일회작, 좌목’으로 구성됐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대한제국 시기에 제작된 진찬도병으로는 유일한 그림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똑같은 본이 국립고궁박물관에 한 질 있다”고 설명했다.
실학자 정유 박제가(1750~1805)가 소 등에 걸터앉아 피리 부는 목동의 모습을 그린 ‘목동취적도(牧童吹笛圖)’, 조선 시대 백성들의 생활상을 그린 기산 김준근의 ‘풍속도’도 경매에 나온다. 출품작들은 다음달 4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