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형님' 덕에…자금조달 숨통 트인 車 부품사들

입력 2019-08-28 17:47   수정 2019-08-29 02:23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자동차 부품사들의 자금조달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현대트랜시스와 만도에 이어 현대케피코도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케피코는 차입금 상환재원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다음달 10일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3년과 5년으로 나누기로 했다.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 결과가 좋으면 발행금액을 15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회복된 투자심리가 수요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선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개선으로 자동차업황 악화 우려가 진정됐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2조625억원)와 기아차(1조1276억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4%, 71.3% 증가했다.

주식시장에선 ‘깜짝 실적’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주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부진 속에서도 현대차(7.59%) 기아차(22.75%) 현대모비스(30.00%) 등 주요 계열사 주가가 올 들어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대형 자동차 부품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4월)와 현대트랜시스(6월)가 모두 4 대 1 이상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내며 대규모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현대위아가 1900억원, 현대트랜시스가 2800억원을 마련했다. ‘범(汎)현대가’ 기업인 만도도 4월에 이어 이달에도 회사채 시장에서 모집희망 금액의 여섯 배가 넘는 투자 수요를 모았다. 조달금액은 총 4000억원이다. 또 다른 대형 부품사인 한온시스템도 6월 1조44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린 데 힘입어 6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현대케피코 역시 최대 납품처인 현대·기아차와 함께 실적을 회복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무난히 채권 투자 수요를 모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1조104억원, 영업이익은 4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 63.6% 증가했다.

매출의 41%를 현대차(27%)와 기아차(14%)를 상대로 거뒀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판매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신차 출시로 부품 공급물량도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며 “최근 1~2년간 영업이익 감소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고전했던 자동차 부품사들이 다소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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