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차관, 美 대사 불러 항의…지소미아 우려 발언 자제 요청

입력 2019-08-28 19:18   수정 2019-08-28 20:09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미국이 보여 온 반응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자제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이날 “조 차관은 28일 오후 해리스 대사를 면담하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최근 한·일 관계 현안 및 한·미 관계 전반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차관은 이 자리에서 지소미아 종료가 한·일 관계의 맥락 속에서 이뤄졌고, 한·미 동맹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잇딴 우려성 지적과 관련,“이런 발언들이 공개적으로 나오는 것은 한·미 동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알겠다. 본국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조 차관의 설명에 수긍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결과적으로 한·미·일 3국의 안보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미국측의 기본 인식이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오는 29일 해리스 대사가 참석할 예정이던 재향군인회의 초청 안보강연이 이날 돌연 연기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군 측은 이날 “최근 급변하는 안보 상황과 관련해 (해리스 대사의) 초청강연 시기를 잠정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해리스 대사 측이 행사를 미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강연의 주제가 안보인만큼 지소미아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부담감을 느낀 것도 연기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한편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29일 한국을 찾는다. 외교부는 가나스기 국장이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과 29일 오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만나 양국간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한다고 28일 밝혔다. 가나스기 국장은 김 국장과 만난 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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