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빅맥은 맥도날드 형제가 개발하지 않았다

입력 2019-08-31 07:00   수정 2020-01-23 10:28


맥도날드가 최근 진행 중인 '글로벌 빅맥 원정대(이하 '빅맥 원정대')' 이벤트가 연일 인기를 더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매일 공개되는 빅맥 관련 퀴즈를 맞히기 위해 맥도날드의 역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는 상황이다.

빅맥 원정대는 전 세계 주요 도시 30곳에 직접 방문해 빅맥을 즐기고 여행도 할 수 있도록 매일 퀴즈 정답자 1명에게 2인 해외 왕복항공권을 제공하는 행사다. 31일 맥도날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시작해 다음 달 12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에 현재 45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 맥도날드 성장 이끈 영업사원 출신의 '레이 크록'

맥도날드는 미국 동부 출신의 마크 맥도날드(Mac McDonald)와 딕 맥도날드(Dick McDonald) 형제로부터 시작됐다. 두 형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극장 사업으로 성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1933년 서부 캘리포니아 주로 이주했다. 그들은 처음 4년 동안 극장을 운영했지만 매출이 신통치 않았다. 그때 극장 앞 핫도그 노점 장사가 잘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1937년 '에어드롬(The Airdrome)'이라는 핫도그 판매점을 시작했다.

에어드롬으로 요식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들은 1940년 샌버너디노로 가게를 확장 이전했다. 이름은 '맥도날드 바비큐(McDonald's Barbeque)'. 주메뉴는 핫도그, 햄버거, 프렌치 프라이, 쉐이크 등을 다뤘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맥도날드 바비큐도 고전을 면치 못했고 두 형제는 1948년 운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했다. 이름도 '맥도날드'로 줄이면서 재기 의지를 다졌다. 그들은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나이프, 포크, 컵 등을 사용했고 효율적인 주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서비스는 빨라졌고 생산성이 향상됐으며 단가가 낮아져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1952년부터 프랜차이즈 제도를 시행하고자 매장을 미국 전역으로 확장했지만 매출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이 상황을 변화시킨 인물은 1954년 밀크쉐이크 기계 영업사원으로 맥도날드를 처음 방문한 레이 크록(Ray Kroc)이었다. 당시 52세였던 그는 맥도날드 매장을 보고서 전국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맥도날드 형제를 설득해 경영권을 따낸 레이 크록은 1955년 일리노이주의 디플레인스(Des Plaines)에 첫 번째 정식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매장을 오픈시키며 본격적인 패스트푸드 시대를 열었다.

레이 크록은 기존에 무분별하게 개설했던 분점들을 정리하고 모든 체인에서 균일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영점 위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자 조금씩 시장 반응이 오기 시작하더니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아졌다. 1958년에 1억번째 햄버거 생산을 돌파했고 1959년 위스콘신주 퐁뒤라크(Fond du Lac)에 100번째 매장을 열었다.

이후 1961년에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사업의 모든 권리를 인수했다. 당시 두 형제는 매출의 0.5%에 달하는 로열티와 상표권을 포기하는 대신 현금 270만달러(한화 약 32억7510만원)를 받았다.

1961년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의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한 후 여러 프로모션을 도입하고 회사의 로고를 만들었다. 맥도날드의 상징과도 같은 M자 형태의 로고 '골든 아치(The Golden Arches)'가 이때 탄생했다. 이 로고는 주방 설계자로 일하던 기술자 짐 쉰들러(Jim Schindler)가 개발했다. 그는 기존 맥도날드 옆에 서 있던 하나의 아치를 두 개로 만들어 연결하고 황금색을 칠해 식욕을 자극했다.

◆ 빅맥의 탄생

맥도날드를 대표하는 제품인 '빅맥(Big Mac)'은 이보다 늦은 1967년 세상에 나왔다. 빅맥은 펜실베니아 유니언타운(Uniontown)의 맥도날드 지점 점주였던 짐 델리게티(Jim Delligatti)가 성인 소비자를 위한 푸짐한 버거의 필요성에 착안해 개발했고 본사로부터 공식 메뉴로 인정받아 1968년 전체 매장에 도입됐다.

3개의 빵 사이에 쇠고기 패티 2개, 양상추, 양파, 피클 등이 끼워진 빅맥은 출시 당시 45센트의 가격에 판매됐고 이후 2017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3억개 이상이 팔렸다.

유일하게 한국에만 판매되는 빅맥도 있다. '빅맥 BLT'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빅맥의 확장판 버전으로 베이컨과 토마토가 더해져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다. 맥도날드는 빅맥이 전 세계에서 동일한 레시피를 가진 핵심 메뉴이기 때문에 확장판 버전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빅맥 BLT 버거를 맛보러 오는 외국인도 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전 세계 120개국의 빅맥을 다른 나라에서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랑받은 맥도날드와 빅맥의 역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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