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日 대화의 장 나오면 협력…아세안이 힘 모아달라"

입력 2019-08-30 07:14   수정 2019-08-30 07:15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일본이 언제라도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태국 유력 영문일간지인 '방콕포스트'에 실린 서면 인터뷰를 통해 문 대통령은 "일본이 과거사 문제와 연계해 한국에 부당하게 취한 경제적 보복 조치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내달 1∼6일 태국·미얀마·라오스 방문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는 대화를 통해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경제 외적인 이유로 서로의 경제에 해를 끼치는 것은 어리석다"며 "아세안과 한국은 자유무역이 공동 번영의 길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이를 통해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대화와 외교적 협의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 모두의 가까운 친구이자 협력 파트너인 아세안이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도 적극 권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진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에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11월) 방콕에서 열리는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이 초청된다면 동아시아 국가와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력할 수 있을지도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에서 핵 대신 경제발전을 택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한이 핵을 버리고 모두와 함께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2000년에 태국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북한이 가입한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 안보협의체"라며 "아세안은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라고도 평가했다.

아세안·인도와의 상생협력·발전 정책인 '신남방정책'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인도는 한국의 가까운 이웃으로, 상생·번영할 잠재력이 그 어느 곳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메콩강 개발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문 대통령은 "메콩강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 어장이고 주변 땅은 비옥하다"면서 "한국은 메콩강이 인도차이나 발전의 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메콩 지역 주민이 수자원을 공유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해 메콩 지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경제발전의 경험을 나눠 '한강의 기적'을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뤄내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태국은 한국이 전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던 때에 한국을 돕기 위해 가장 먼저 달려온 진정한 친구"라며 "나는 태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내실 있게 발전하기를 바란다. "물관리·환경, 국방·방산 분야의 양국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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