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전업 주부로 살아온 지 10년된 A씨는 최근 아주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남편의 '불륜녀'와 마주한 것이다.
스무살이 되자마자 남편과 사랑에 빠진 A씨는 20대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다. 결혼 후 전업 주부로 가정을 돌보는데 충실했고 남편과의 결혼 생활도 무탈했다.
그러나 최근 남편에게서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A씨. 집에서 계속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부쩍 부부관계에 소홀하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바람이 난 상태였다.
A씨가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것은 '불륜녀'가 직접 그를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A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지만 예쁘고, 날씬하고, 싱글인 남편의 바람녀를 보고 왠지 모를 자괴감이 들었다.
바람 난 남편과 불륜녀 모두 전문직이라는 사실도 A씨를 힘들게 했다. 전업 주부로 살아온 자신이 스스로 경제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기 때문이다.
불륜녀는 A씨에게 남편과 두 달간 만났으며 이제는 정리한 사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남편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남편 또한 외도 사실을 인정했다. 남편은 "미안하다. 마음이 갔다. 멋진 여자"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신은 가정을 지킬 것이라며 A씨와 아이는 더없이 소중한 존재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 너무 어릴 때 남편과 만난 게 문제였을까?'
A씨는 혼란스러웠다. 이미 끝난 관계라면서 굳이 자신을 찾아와 외도 사실을 밝힌 불륜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대로 남편을 받아주고, 없던 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괴롭기만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자가 이혼을 바라고 찾아온 것 같네", "정리했다는 말을 무턱대고 믿으면 안 될 듯", "스스로 단단해지는 법을 습득해야 할 것 같다", "경제력이 없다고 그냥 넘어가면 앞으로 이런 일 계속 벌어질 거다", "얼마나 괴로울지 감히 가늠이 되지도 않는다", "남편이 이혼 생각이 없어서 바람녀가 찾아온 듯", "취미생활도 하고 꾸미면서 지내보는 건 어떨까", "찾아온 게 괘씸하다", "바람녀는 싱글이니까 아쉬울 게 없으니 직접 만나러 왔나보다", "남편한테 너무 의지하는 건 좋지 않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미혼남녀 748명을 대상으로 '결혼 후 배우자가 바람을 핀다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옳을까'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 43.2%가 '이혼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똑같이 바람을 필 것이다'(30.7%), '한 번은 용서한다'(24.3%),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1.6%)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의 경우는 '한 번은 용서한다'가 40.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이혼 할 것이다'(36.9%), '똑같이 바람을 필 것이다'(21.7%),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0.7%) 순이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바람을 핀다는 것은 결혼한 배우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혼만이 능사는 아니다. 특히 자식들이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람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으니 객관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판단하거나 관련 전문가에게 자문을 얻어 현명하게 대처하는 게 옳은 행동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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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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