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에 있는 무인도 '함박도'에 북한군사시설이 들어섰다는 보도가 나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국방부는 "함박도는 서해북방한계선(NLL) 북쪽에 있는 북한 땅"이라고 밝혔다.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은 지난 30일 방송을 통해 함박도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섬 말도에서 촬영한 함박도 내부의 모습을 공개했다. 함박도가 속한 인천 강화군 서도면은 북한 접경 지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지역이지만 부동산등기부에는 '인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로 등재돼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함박도는 산림청 소속 국유지, 심지어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규모는 1만9971㎡로 6000평 가량에 이르는 작은 섬이다. 인근에 있는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와 비교했을 때 가장 작다. 이 곳에서는 인공기와 북한군 그리고 의문의 시설물들이 포착됐다.
제작진은 SNS를 통해 "'대한민국 영토에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두 달간 취재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함박도에서 가까운 말도에서 함박도를 촬영한 결과 북한 군사시설로 추정되는 구조물들이 포착됐다. 뿐만 아니라 펄럭이는 인공기과 현재 공사 중인 시설도 취재진의 카메라에 담겼다.
제작진은 전문가들에게 카메라에 포착된 시설들에 대해 분석을 의뢰했고 전문가들은 이를 "해당 구조물이 방사포와 해안포 등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군사 시설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함박도와 가까운 말도와 연평도 등 서해상의 섬 외에 인천공항과 수도권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함박도의 북한 군사 시설은 최근 1~2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에 찍은 인공위성 사진엔 건물이 없지만 지난해 사진부터 건물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구조물이 방사포와 해안포 등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군사 시설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월 국방위원회에서 "함박도가 분명하게 NLL 북쪽에 있는 게 맞다. 국토부 토지이용규제정보 자료 이 부분이 잘못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에서도 "함박도는 북한 땅"이라며 "함박도를 우리 땅으로 표시한 다른 부처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7월 국방부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제출한 'NLL 일대 북한군 주둔 도서 현황' 자료에 따르며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와 달리 국방부는 이 섬을 NLL 이북의 섬, 즉 북한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는 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서해 NLL 일대 도서 중 암석지대로 된 하린도와 웅도, 석도 등을 제외한 20개 섬에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국방부는 함박도에 북한군이 주둔한 시기에 대해 "대북(對北) 정보사항이라 공개가 불가능하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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