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추측과 희망사항을 결합해 (조국을) '위선자'라고 하는 것은 다 헛소리"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31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봉하음악회에서 조정래 작가와의 대담 중 "조 후보자와 관련해 서로 부딪히는 팩트를 인사청문회에서 부딪히게 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언론이 '조국의 위선'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쓰려면 먼저 팩트를 제시하고 어떤 추론을 거쳐 결론에 이르렀는지 이야기해야 한다"며 "그런 과정 하나 없이 '천박하다', '위선자다'라고 해놓고 '조국 편드는 놈들은 다 똑같은 놈들이고 진영논리'라고 하는 건 횡포이자 반지성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학생들도 촛불을 들었다고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라며 "내 판단이 어떤 사실에 의거하고 있는가 합리적 추론을 해 결론을 내리고 확신이 있다면 '좌고우면' 말고 촛불이든 뭐든 다 하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에 대해서도 얘기를 꺼냈다.
그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삼성 이재용씨가 기분이 몹시 우울할텐데, 그래도 부품과 소재 탈(脫) 일본은 밀고 나가야 한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소재·부품 탈일본화를 꼭 성공시키길 바란다"고 했다.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에 대해서도 유 이사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일전선부 동무들과 외무부 일꾼, 선전 일꾼들 언어교육을 시켰으면 한다. 그렇게 함부로 아무 말이나 해대면 안된다"며 "정상적인 국가, 보통 국가가 되려면 그 국가를 대표해 말하는 사람들의 언어가 매우 공식적이고 품격있게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을 무너뜨리려 하는 욕망이 언론을 지배하고 있다. 인간이 무섭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이 방송에서 "심각한 위법 행위나 직접 책임질 도덕적 문제가 있다면 스스로 사퇴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지금까지는 그런 것들이 하나도 드러난 게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한 것에 대해서도 "저질 스릴러"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학생들이 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연 것에 대해서는 "집회에 서울대생이 더 많은지, 구경하러 온 한국당 사람들이 더 많은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방송 이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시민 씨는 민주당 당원이 아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 후보자 관련해서 지금 이 상황을 잘 관리해서 청문회까지 잘 가고 진실이 드러나게 하려는데 (유 씨의 발언으로)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더 힘들어 졌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또 "예전에 우리도 학생운동할 때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았나. 부모님의 마음이 똑같다"면서 "유시민 20대나 박용진 20대나 지금 20대나 피의 온도는 똑같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것은 아닌 것이다"라며 마스크를 쓰고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을 비판한 유 이사장에 일침을 가했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근식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일병 구하기에 뒤늦게 합류한 유 이사장의 눈물겨운 궤변은, 조국 사태로 인해 깨닫기 시작한 진보 인사들과 문재인 정권의 거짓과 위선과 독선을 다시 한번 국민적 차원에서 확인시켜주는 역설적 효과를 내고 있다"며 "유 이사장의 조국 구하기, 눈물겹지만 힘겨워 보인다. 역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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