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너는 저녁 만찬 행사로 공연 및 이벤트 등을 위한 무대, 조명, 음향시설을 갖춘 연회장이 필요하다. 간혹 식음료 제공이 불가능한 장소면 외부 케이터링 업체를 이용해 음식반입을 하되 이를 보관하고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는 곳은 호텔, 컨벤션센터, 대형 레스토랑 등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서울에는 1000명 이상의 대형단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코엑스를 제외하면 3~4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항상 예약이 있어 이용하기 어렵다. 국제적인 도시로 알려진 서울에서 대형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이다.
많은 이가 서울은 국제행사를 유치하기에 국내 어느 도시보다 앞서 있고, 해외 도시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서울은 세계 주요 경쟁 도시들과 비교할 때 시설 면에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일산, 부산 등 국내 도시들과 비교해도 낫다고 볼 수도 없다.
아시아 상위 10개 전시컨벤션시설 단일 규모를 보면 방콕(13만7000㎡) 9위를 제외하고 상하이(40만㎡)를 비롯해 중국 도시가 모든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2018년 말 기준). 여기에 중국 선전의 전시컨벤션센터(50만㎡)가 9월 하순에 오픈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게 된다. 타이베이에도 3개의 전시컨벤션센터(총규모 15만㎡)가 있다. 반면 서울은 3개의 전시컨벤션센터에 총 규모가 약 6만5000㎡다. 일산 킨텍스(약 10만8000㎡), 부산 벡스코(약 8만㎡)보다도 규모가 작은 게 현실이다.
마이스(MICE: 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는 기업회의, 포상 여행, 국제회의, 전시를 일컫는 말로 여타 산업과 비교해 부가가치가 높기에 주요 도시들은 마이스 단체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원프로그램 확대, 유치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노력으로 국제회의 개최 건수에서 UIA(국제협회 연합) 기준 세계 3위, ICCA(국제컨벤션협회 기준) 15위라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1000명 이상의 대형단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마이스 성장의 한계를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잠실의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소식은 가뭄에 단비 같은 희망이다.
서울은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도시이고 외국인들은 그 상징적인 도시를 방문하고 싶어 한다. 수용 능력 부족으로 그들을 다른 도시, 다른 국가로 보내야 하는 아쉬움은 언제 해소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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