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수변 무대서 즐기는 오페라 '마술피리'

입력 2019-09-01 17:04   수정 2019-09-02 03:03

“돌아가기 전 원수를 갚아야지, 저 칼로 자라스트로를 죽여라. 그리고 함께 돌아가자.” 밤의 여왕이 말하자 파미나가 답한다. “자라스트로를 죽이라고요? 그분은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닥쳐!”라는 밤의 여왕의 외침과 함께 귀에 익은 ‘밤의 여왕 아리아’가 흘러나온다. 아리아는 독일어지만 대사는 한국어다.


모차르트(1756~1791)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오는 6일과 7일 서울 상암월드컵공원 수변 무대에서 펼쳐진다. 마포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4회 엠팻(M-PAT) 클래식 음악축제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공연은 처음 오페라를 접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독일어 대사를 한국어로 바꿨다.

모차르트는 당시 오페라에 주로 사용되던 이탈리아어에 익숙지 않은 서민들을 위해 ‘마술피리’를 독일어로 작곡했다. 연극처럼 중간에 대사가 들어 있는 독일어 노래극인 ‘징슈필(Singspiel)’ 형식에 가곡과 민요, 종교음악 등을 고루 섞어 오페라에 익숙지 않은 청중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의미를 살려 이번 작품을 무대화하는 이회수 연출가는 더 많은 사람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대사를 우리말로 번안하는 작업을 했다. 또 약 세 시간에 달하는 원작을 쉬는 시간 없이 100분으로 압축해 초심자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다”며 “모차르트의 생동감 넘치는 음악에 대본 작가인 에마누엘 쉬카네더의 동화적인 내용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오페라”라며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 야외 무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문화재단은 이번 상암월드컵공원 인근 수변에 특설 무대를 세워 2000석의 좌석을 마련했다. 야외 무대는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도록 구성했다. 빛과 색에 따라 다른 모양의 배경이 만들어지는 형태로 선보인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가수들이 주역으로 출연한다. 파미나역은 소프라노 최윤정, 타미노역은 테너 김성현이 맡는다.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밤의 여왕 아리아’는 소프라노 이윤정이 들려준다. 그란데오페라합창단(합창지휘 이희성) 단원들이 앙상블로 출연하고, 코리아쿱오케스트라(지휘 구모영)가 연주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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