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단국대 교수 아들 '인턴 품앗이' 의혹…檢 칼끝은 '사모펀드' 수사에 집중

입력 2019-09-02 15:16   수정 2019-09-02 15:19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와 그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의 아들 장모(28)씨가 비슷한 시기에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씨와 장씨는 한영외고 3학년에 재학 중이었으며, 조 후보자는 공익인권법센터 참여 교수 중 한 명이었다. 공익인권법센터에서는 당시 고교생 인턴 채용 공고를 따로 낸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교수들끼리 소위 자녀 ‘인턴 품앗이’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2일 서울대와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 등에 따르면 조씨와 장씨는 한영외고 재학생이던 2009년 5월께 조 후보자가 참여한 서울대 법대 법학연구소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조씨와 장씨는 한영외고 유학반 동기 사이다. 장씨는 2010년 미국 듀크대에 합격했는데, 이때 당시 인턴십 스펙을 활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조씨는 2007년 7~8월 2주 동안 장씨의 아버지인 장 교수가 근무하던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 생활을 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씨는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 영어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됐다. 조씨는 이 같은 논문 참여 사실을 자기소개서에 언급해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합격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학부모들끼리 정보와 인맥 등을 이용해 자녀들의 ‘스펙 쌓기’를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당시 한영외고 유학반에는 학부모 교류 모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당시 인권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한 장 교수 아들이 다른 학생들과 함께 인턴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후보자를 통해 인턴 활동을 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조 후보자가 여기에 영향력을 행사한 바는 전혀 없다”며 “‘품앗이 인턴’이라는 의혹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조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28일 세종시에 있는 국토교통부를 압수수색해 ‘스마트시티’ 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가로등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가 스마트시티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웰스씨앤티는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2017년 이후 각종 관급공사를 수주하며 급성장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는 코링크PE 실소유주를 규명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펀드투자자(LP)가 운용사(GP)의 펀드 운용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코링크PE 총괄대표라는 명함을 갖고 다닌 조 후보자의 5촌조카가 이 회사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상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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