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 총리 "노딜 막으면 의회 해산" 최후통첩

입력 2019-09-03 15:33   수정 2019-12-02 00:01

영국 의회가 ‘10월 31일 무조건 유럽연합(EU)을 탈퇴한다’는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의 방침에 반발하면 ‘조기 총선’ 카드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름 휴회를 끝내고 복귀한 하원이 브렉시트 시한 연장 등의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의원직을 잃을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다.


존슨 총리는 2일(현지시간) 내각회의 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예정된 10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EU에 요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17일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노동당 등 야당과 일부 보수당 의원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원들이 노딜 브렉시트 금지 법안을 가결하지 않길 바란다”며 “이 법안은 (EU와) 협상하려는 영국의 다리를 잘라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노동당과 보수당 의원 20여 명은 3일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을 하원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이 법안은 영국 정부가 다음달 19일까지 EU와 새 브렉시트 방안을 합의하지 못하거나 노딜 브렉시트가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하면 EU에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BBC 등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하원이 노딜 방지법을 통과시킬 경우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집권 보수당은 의회에서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조기 총선이 치러져도 보수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존슨 총리는 조기 총선에서 브렉시트 강행에 반대하는 보수당 의원의 출마를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3일 장중 3년 만에 처음으로 파운드당 1.2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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