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는 ‘고용위기 선제대응 패키지 공모사업’을 신설하기로 했다. 고용 위기가 우려되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일자리 사업을 하면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가령 울산시가 자동차·조선업 등의 구조조정에 대비해 인근 지자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자리 유지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정부가 최장 5년간 매년 30억~200억원을 지원하는 식이다. 그동안 지자체 일자리 사업 대부분(86.6%)이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직접일자리 사업이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위기 선제 대응 정책이라는 측면에서는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날 함께 발표된 환경부와 문체부, 산업부의 일자리 대책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대표적인 게 ‘국토청정화 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환경부 대책이다. 환경부는 농촌·해양·하천 등의 폐기물을 수거하고 관리하는 공공일자리를 올해 813개에서 내년 1919개로 늘리기로 했다. 환경분야 은퇴자를 활용해 미세먼지 감시단을 1000명 운영하겠다고도 했다. 지속 가능하기 어려운 일자리다. 또 붉은 수돗물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지방 상수도를 측정·감시하는 ‘스마트 상수도 시스템’ 구축에 총 1조37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일자리 대책이라기보다는 환경부의 기본 업무에 가깝다.
문체부는 ‘1시·군·구 1스포츠클럽’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올해 97곳에서 2022년 229곳으로 늘리면서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한다. 프리랜서 예술인과 은퇴 운동선수의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협동조합 결성도 지원하기로 했다. 모두 재정 투입 없이는 유지가 어려운 사업이다. 산업부는 청년 디자이너 인턴십(연 200명)을 추진하고 디자인 혁신 유망기업 발굴에 나서겠다고 했다. 2017년부터 해오던 사업이다.
이번 대책으로 기대되는 일자리는 약 5만5000개. 목표 시점은 대부분 2022년이다. 현 정부 임기 내 목표인 셈이다.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이날 “고용 상황이 질적, 양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이제 당분간 지표상 심각한 고용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부위원장의 말대로 7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0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늘어난 일자리 중 재정으로 떠받친 65세 이상 일자리가 21만 개였다. 인건비 지원이 끊어지면 사라지는 일자리라는 얘기다.
일자리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정책 컨트롤타워를 자처한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기업이 투자할 때 생긴다. 투자의 걸림돌인 각종 규제를 혁파하는 게 근본 해법이다. 그런데도 일자리위원회는 단기 대책에만 치중하고 있다. 2~3개월 간격으로 부처별로 아이디어를 짜내 ‘짬뽕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무용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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