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까지 인사청문회를 끝낼 가능성이 낮은 만큼 조 후보자는 청문회 대신 ‘셀프 기자간담회’를 거쳐 장관에 취임하는 첫 케이스가 될 것이 유력시된다. 청와대와 여당, 조 후보자가 머리를 맞댄 각본에 의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의혹에 대해 “몰랐다”는 식의 일방적 해명을 한 뒤 장관에 오르는, 사상 초유의 일이 현실화되게 생겼다.
인사청문회는 숱한 문제점에도 불구, 부적절한 인물을 걸러내는 나름의 기능도 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이런 최소한의 절차마저 무시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조 후보자의 요청을 받고 이런 일을 주도했다는 사실이다. 의원총회 장소로 쓰이는 국회 본청 246호를 내줬고 여당 정책위원회 의장 방을 조 후보자에게 휴식 공간으로까지 제공했다. 기자간담회 사회는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맡았다.
“대학입시 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해 달라”고 한 문 대통령 역시 이런 사태를 방조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보수 정권 때 만들어진 입시 제도가 문제지 조 후보자 딸이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라는 식의 일종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비쳐지는 대목이어서다. 조 후보자는 한술 더 떴다. “검찰 수사를 받는 동시에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답했다. “법무부 장관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요지의 질문에 억지를 부린 것이다.
법과 절차, 야당은 물론 국민 전체를 우롱한, 청와대와 여당의 볼썽사나운 ‘조국 구하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제 국민의 눈은 다시 검찰에 쏠리게 됐다. 검찰은 어제 조 후보자 부인의 대학 연구실과 딸의 특혜 의혹과 관련된 서울대 의대 행정실 및 한국국제협력단을 압수수색했다. 딸의 논문 의혹과 관련된 장영표 단국대 교수도 소환했다. 검찰은 스스로의 명운을 걸고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것이 훼손된 법과 절차를 최소한 살리는 일이요 실추된 검찰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 후보자와 그의 자택 및 사무실에 대한 직접 수사도 서둘러야 한다. 이는 “살아 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일부의 우려처럼 ‘면죄부’를 주는 수사에 그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행여라도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 조 후보자에 대한 장관 임명 강행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건 국민이 두 눈 똑바로 뜨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조 후보자와 검찰은 훗날 역사가 ‘조국 파동’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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