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0주년 롯데건설 "창의와 新기술로 100년 기업 도약"

입력 2019-09-05 16:47   수정 2019-09-05 16:48


“뛰어난 건축물 하나가 수많은 외국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다는 점을 롯데월드타워가 증명했습니다.”

2017년 4월 개관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는 세계 최고를 추구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집념이 녹아 있다. 만 6년3개월이 소요된 이 건축물을 짓기 위해 롯데건설은 하루 평균 3500여 명, 누적 인원 5만여 명의 근로자를 투입했다. 건축에 사용한 철골 5만t은 파리 에펠탑을 7개 이상 건설할 수 있는 분량으로, 단일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건물 최상층부 아래 120m 구간에는 기둥 없이 상부 하중을 견디는 다이아 그리드 공법을 적용했다. 국내에서 이 공법을 도입한 건 롯데월드타워가 처음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다이아 그리드 공법을 적용한 사례로도 기록됐다.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한 롯데건설의 시공 경험과 기술력의 ‘총화(總和)’라는 평가다.

롯데건설은 2014년 베트남에서 65층(272m) 높이의 롯데센터 하노이를 준공한 데 이어 서울 잠실벌에 국내 최고 높이(123층·555m) 롯데월드타워를 선보이면서 명실상부 국내 대표 종합건설업체로 발돋움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세계 최고를 염원했던 신 명예회장의 숙원 사업”이라며 “지난 60년 동안 토목, 플랜트, 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롯데월드타워

2008년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에 국내 건설부동산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듬해 건설업체 87개가 부도 처리됐다. 외환위기 이후 호황을 구가하던 건설업계가 다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몸을 사리던 다른 건설업체들과 달리 롯데건설은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신규 사업 창출에 뛰어들었다. 2009년 3월 ‘비전 2018’ 선포식에서 현장경영, 인재경영, 창조경영 등 세 가지 경영 방침을 내걸고 글로벌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이듬해 11월 롯데그룹의 30년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 건축 허가를 획득한 것도 그런 도전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롯데월드타워 건축 과정엔 대부분 ‘역대 최고’란 수식어가 붙는다. 건물 바닥 지지 구조를 다지는 매트 기초 공사는 길이 72m, 두께 6.5m 규모로 진행했다. 레미콘 5300대가 32시간 동안 고강도 콘크리트 약 8만t을 쏟아부었다. 75만t의 건물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만든 매트 기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163층·829m)’보다 1.8배 두껍고 콘크리트 양 또한 2.5배 이상 많다.

건물의 기본 골격인 코어월과 8개의 메가 칼럼엔 40층마다 대나무 마디 형태의 벨트 트러스와 아웃리거를 적용했다. 규모 9의 강진과 초속 80m 강풍에도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기 위해서다.

수축열 및 지열 냉난방 시스템, 태양열 집열판,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연료전지 설치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빌딩으로 설계한 덕분에 완공 당시 미국 그린빌딩협의회(USGBC)로부터 ‘LEED GOLD 인증’을 받았다. 신축 초고층 빌딩이 이 인증을 받은 것은 롯데월드타워가 처음이다.

롯데월드타워 누적 방문객 수는 작년 말 기준 1억5000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13만 명에 이른다. 잠실벌 랜드마크가 들어서면서 직간접으로 창출한 일자리만 3만3000여 개에 이른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국내 최고층 전망대인 서울스카이, 6성급 럭셔리호텔 시그니엘 서울, 롯데뮤지엄, 아쿠아리움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최고 수준의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종합건설업체로 ‘우뚝’

롯데건설은 1959년 평화건업사로 출발했다. 1968년 착공한 경부고속도로에서 전체 8개 구간 중 언양, 왜관 구간 공구를 진행하면서 기업 조직을 확립하고 기술 역량의 초석을 다졌다. 이때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1970년 서울지하철 1호선 건설공사에 참여해 서울 교통망 개선에 이바지했다. 1975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61-B 도로공사를 수주하면서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1979년 우진건설과 평화건업사를 인수하면서 롯데건설로 사명을 바꿨다. 같은 해 충남 당진 삽교천 방조제 공사를 수주해 삽교천 일대 지도를 바꿨다. 1989년에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를 완공했다. 롯데월드는 놀이시설이 부족한 현실에서 한국판 디즈니랜드 역할을 했다. 롯데그룹의 기업 이념인 ‘사랑, 자유, 풍요로운 생활’이 어우러진 관광오락 시설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대 들어서도 굵직한 토목 공사를 하며 국토 곳곳에 롯데 이름을 새겼다. 1994년에는 부산 광안대교 공사에 참여해 같은 해 7월 건설부(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도급 순위에서 10위에 올랐다. 1995년에는 총연장 40.2㎞ 길이의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공사에 참여해 3개사와 공동으로 제4공구(방화대교)를 지었다. 2.56㎞ 길이로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 가장 길다.

2008년부터는 요르단에서 플랜트 건립 사업을 활발히 전개했다. 그해 플랜트 관련 전문인력을 대거 채용하면서 400㎿급 가스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이어 4000만달러 규모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 공사도 수주했다. 2011년에는 요르단 전체 발전량의 15%를 차지하는 알카트라나 발전소를 준공했다.

고급 주거시설의 대명사 ‘롯데캐슬’

롯데건설은 주거 브랜드 ‘롯데캐슬’로도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1999년 서울 서초구에서 ‘롯데캐슬84’란 이름의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롯데캐슬’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다. 중세 유럽의 성처럼 고풍스럽고 고급스러운 외관이 인기를 끌면서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캐슬 브랜드 론칭 이후 업계 판도는 건설업체의 이름이 아니라 브랜드 파워 순으로 재정립됐다”며 “서초구를 시작으로 지난 17년간 대구, 부산, 울산, 광주, 전주, 대전 등 전국 주요 도시에 롯데캐슬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주거문화 선진화에 이바지해왔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전국에서 1만9000여 가구의 새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이 업체의 슬로건인 ‘60년 롯데건설! 세계로, 미래로!’대로 토목·플랜트·주택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난 60여 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는 “기업 활동 하나하나의 목적은 더 나은 소비자의 삶을 창출하는 데 있다”며 “국민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되도록 전사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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