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로부터 자신에게 총장 표창장 발급을 “위임했다는 얘기를 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최 총장은 5일 새벽 1시 반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정 교수에게 (나는) 그런 기억은 없다. (못 한다)고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전날 출근길에서 정 교수가 최 총장에게 ‘거짓 해명을 요구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아내가) 아침 기사를 보고 놀라서 사실대로 밝혀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연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정 교수와 통화 당사자인 최 총장이 이 해명을 뒤집어버린 셈이다.
최 총장은 정 교수가 전화를 걸어온 뒤 먼저 2012년 총장 명의의 표창장 발급 당시 기억 유무를 확인하고, ‘(나에게 총장상) 위임을 준 기억이 없느냐’고 재차 물어보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서 최 총장이 “위임해 준 기억이 없다”고 하자 정 교수가 “확실히 위임을 (제가) 좀 받았다고 해주시면 좋겠다”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동양대 총장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시했으며 이 상장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대두되자 조 후보자 청문회 하루 앞두고 메머드급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총장상 번호는 000인데 조국 딸 표창장은 1로 시작한다.
최 총장은 2014년 8월 23일 '루게릭병' 환자에 대한 관심 촉구와 기부 활성화를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것)'에 참여하면서 다음 주자로 조 후보자를 지명한 바 있다.
최 총장은 당시 "젊은 이들한테 이상과 희망과, 어떻게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줄지 고심하는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당시 조 후보자의 아내 정 교수는 동양대 교수로 재직중이었다.
최 총장의 폭로 이후 그가 미국 시민권자인 외아들을 입국시켜 해병대에 보낸 2005년 한 언론보도가 주목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 총장은 골드만삭스에 합격했다는 아들에게 군입대를 권했다.
아들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과정을 마쳤으며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귀국하는 최 총장을 따라 한국에 건너오기도 했지만 국내 학교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곧 미국으로 돌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최 총장의 뜻에 따라 경북 포항 해병대에 병 1007기로 입대했다. 미국 시민권도 해병대 입대와 함께 자연히 소멸됐다.
아들은 이 과정에서 골드만삭스를 퇴사하고 입대를 위해 귀국했지만 한문실력이 모자라 해병대 장교 면접에서 떨어졌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7개월 동안 한자학원에 다녔다고 전해진다.
최 총장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으로서 공교육을 받은 젊은이는 외형은 한국 사람이지만 본인은 미국인이라는 가치관이 형성돼 있다"며 "시민권자 자녀 군 입대 문제는 입대를 하지 않고 국적을 포기하는 결론만 갖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최 총장의 폭로 이후 여권 인사들이 "조 후보자의 낙마위기에서 도와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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