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자동차업체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먼저 치고 나간 가운데 한국GM과 기아자동차가 잇따라 대항마를 내놨다. 새로 나온 기아차의 신형 모하비와 한국GM의 트래버스가 팰리세이드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팰리세이드의 국내 판매량은 3만7466대다. 수입차를 제외한 국내 대형 SUV 판매량(7만5717대)의 절반(49.5%)을 차지했다.
더 강력해진 모하비 더 마스터
기아차는 5일 인천 운서동 네스트호텔에서 ‘모하비 더 마스터’ 출시 행사를 열고 판매를 시작했다. 2008년 모하비가 처음 시장에 나온 이후 두 번째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이다. 초반 시장 반응은 뜨겁다. 지난달 21일부터 전날까지 11일간(영업일 기준) 7000여 대의 사전계약이 이뤄졌다.
새로 나온 모하비는 강력한 동력 성능을 앞세우고 있다. V6 3.0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60마력, 최대 토크 57.1㎏f·m의 성능을 낸다. 후륜의 쇼크업소버(노면 굴곡에 따른 흔들림을 줄여주는 장치) 장착 각도를 직립에 가깝게 바꾸는 등 서스펜션 구조를 개선해 승차감을 한층 높였다.
외관도 확 달라졌다. 이전 모델보다 더 웅장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키우고 헤드램프와 수직형 주간주행등을 그릴과 연결해 강인한 인상을 준다. 내부 디자인은 간결하고 넓은 수평 구조로 바뀌었다. 나파가죽 퀼팅 시트를 적용해 고급 세단 분위기를 냈다.
모하비는 플래티넘과 마스터즈 두 개 트림(세부 모델)으로 판매된다. 기존 5인승, 7인승 모델에 6인승이 추가됐다. 가격은 플래티넘 4700만~4793만원, 마스터즈 5160만~5253만원이다.
미식축구 선수 떠올리게 하는 트래버스
한국GM은 지난 3일 쉐보레의 정통 SUV인 트래버스를 내놨다. 이쿼녹스에 이어 한국GM이 두 번째로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SUV다. 전장(길이)이 5.2m로 동급 SUV 가운데 가장 길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보다 20.2㎝, 모하비보다는 27㎝ 길다.
트래버스는 미국 대형 SUV 특유의 넉넉함을 앞세운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트래버스는 2열에 독립식 시트를 넣은 7인승 모델이다. 3열 시트는 동급에서 가장 넓은 850㎜의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용량은 651L로 3열 시트를 접으면 1636L까지 늘어난다. 이 때문에 다둥이를 둔 아빠에게 인기를 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래버스는 큰 덩치에도 강력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구현해 ‘근육질의 미식축구 선수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3.6L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314마력, 최대 토크 36.8㎏f·m의 성능을 낸다. 최대 2.2t의 트레일러와 캐러밴을 견인할 수 있다.
트림은 4륜 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한 LT 레더를 포함해 5가지 모델로 판매된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4520만~5522만원으로 미국 판매 가격보다 최대 700만원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민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레저 인구가 늘면서 대형 SUV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며 “팰리세이드와 트래버스, 모하비가 3파전을 벌이면서 대형 SUV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천=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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