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공평지구 '서울시 주도 재개발' 밑그림 나왔다

입력 2019-09-05 17:35   수정 2019-09-06 00:30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조감도)에 고층 아파트 대신 테라스형 옥상정원을 갖춘 친환경 아파트가 들어선다. 종로 일대 공평15·16지구는 옛 서울의 모습을 보존하면서도 지역의 활력을 살리는 방식으로 재개발된다.

서울시는 ‘도시·건축 혁신방안’ 시범 사업지 두 곳의 기본 개발 구상을 확정해 5일 발표했다. 서울시가 올해 3월 내놓은 도시·건축 혁신안은 민간이 재건축·재개발 정비계획을 수립한 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는 현행 절차의 순서를 바꿔 서울시가 정비계획 지침을 먼저 제시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서 탈피해 주변 환경에 어울리는 다양한 건축물을 짓는다는 취지다.

지난 5월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흑석11구역, 공평15·16지구, 상계주공5단지, 금호동3가 1 등 총 네 곳 중 오랜 기간 사업이 정체돼 정비계획 변경이 시급한 흑석11구역과 공평15·16지구 계획을 우선 확정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흑석11구역은 재정비촉진구역(주택정비형 재개발)이고, 공평15·16지구는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이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두 곳의 정비계획 변경을 마무리짓고, 나머지 두 곳도 연내 사전 공공 기획을 완료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 3개월간 도시건축혁신단, 공공기획자문단, 공공건축가, 정비조합 등과 함께 기본구상을 마련해왔다. 흑석11구역은 특별건축구역 등을 적용해 애초 계획했던 고층의 ‘성냥갑 아파트’ 대신 현충원과 서달산 등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스카이라인과 친환경 설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카이라인은 배후의 서달산이 보이도록 계획하고, 아파트 고층부에는 계단식 테라스형 옥상정원을 조성한다. 아파트는 기존보다 4층 낮은 최고 16층, 총 1509가구를 짓는다.

종로, 피맛길, 인사동이 교차하는 공평15·16지구는 정비와 존치가 공존하는 ’혼합형’ 정비기법을 도입해 역사성과 공공성을 확보한다. 존치 건물과 정비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계획안을 마련하고, 건물 저층부와 옥상정원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개방한다. 40여 년간 사업이 지체돼온 이 지역은 이 같은 내용으로 정비계획안을 변경해 전날 시범사업지 중 처음으로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했다. 새로운 정비계획안은 기존의 단일화된 철거형 정비방식을 혼합형 정비방식(소단위관리형, 보전정비형, 일반정비형)으로 전환하고, 일반정비형은 용적률 1000% 이하, 높이 70m 이하, 주용도는 업무 시설로 계획했다. 서울시는 10월 중 정비계획 변경 결정을 고시하고 내년 2월 사업시행 인가를 완료할 계획이다. 계획의 일관성 확보를 위해 사업시행인가에 필요한 건축위원회 심의부터 최종 준공 시까지 공공건축가가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공평구역 내 공원 조성에 탄력이 붙고, 태화관 터·승동교회·탑골공원 등 인근 역사·문화적 자원과도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도시·건축 혁신방안’의 효과를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혁신안을 본격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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