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교육현장…0유치원~고교생 1년새 17만명 감소

입력 2019-09-09 09:00  

저출산 영향으로 유치원·초·중·고교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는 물론, 학교 수도 덩달아 감소했다. 반면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구성원의 출신국가 및 문화적 배경이 다양해지면서 다문화가정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의 융화를 돕는 포용적 학교문화 조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 수 작년 대비 17만 명 감소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달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매년 발표하는 교육기본통계는 유치원, 초등학교 등 전국 교육기관(2019년 기준 2만3800개)과 관련된 기초적인 교육분야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자료는 정부의 교육정책 수립, 학술기관의 연구 등 목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유치원·초·중·고교 학생 수는 총 613만6793명으로 지난해(630만9723명)에 비해 17만2930명(2.7%) 감소했다. 2014년 698만 명으로, 700만 명 밑으로 떨어진 이후 감소세가 가파르다. 내년엔 600만 명대가 붕괴될 수도 있다. 유치원 학생 수는 63만3913명으로 지난해(67만5998명)에 비해 4만2085명(6.2%) 줄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역시 작년에 비해 각각 3%(3만9729명), 8.3%(12만7549명) 감소했다. 초등학생 수는 거꾸로 증가했다. 올해 초등학생 수는 모두 274만7219명으로 지난해 271만1385명에 비해 3만5834명(1.3%) 늘었다. 교육계에선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이 2012년생이라 그렇다고 한다. 2012년은 60년마다 돌아오는 ‘흑룡띠’의 해로 출생아(48만4550명)가 유독 많았다. 흑룡띠 학생이 첫 입학하다 보니 전체 초등학생 수가 반짝 증가했을 뿐이란 것이다.

저출산 영향으로 학교도 덩달아 줄어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장기간 지속된 저출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02년 이후 17년 동안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출산하는 신생아 수)이 1.3을 넘지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합계출산율이 1.3에 이르지 못한 국가를 ‘초저출산국’으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선 합계출산율이 2.1은 돼야 한다. 한국은 장기간 초저출산 현상이 이어져 왔기 때문에 나이가 어린 학생부터 인구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학생이 감소하면서 학교 수도 쪼그라들었다. 올해 유치원, 초·중·고교는 모두 2만809개로 지난해 2만967개에 비해 158개(0.8%) 줄었다. 초등학교는 23개 늘고 중학교 수는 변화가 없었지만, 유치원이 184개나 줄고 고등학교가 2개 감소했다. 반면 교원 수는 늘었다. 전체 유치원, 초·중·고교 교원 수는 올해 49만6504명으로 지난해 49만6263명 대비 241명(0.05%) 증가했다.

글로벌화가 심화되고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은 늘었다. 올해 다문화 학생은 모두 12만7225명으로 지난해 12만2212명에 비해 1만5013명(12.3%) 많아졌다. 다문화 학생 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약 3배 증가했다. 베트남 출신 부모를 둔 학생이 30.6%로 가장 많았다. 중국(22.5%), 필리핀(10.8%)이 그 뒤를 이었다.

학생 감소로 대학 정원 미달 심화될듯

학생 감소는 당장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대학에 진학할 학생이 모집 정원에 미치지 못하는 ‘대입 역전현상’이 발생할 전망이다. 올해까지는 산술적으로 신입생 수가 대학의 모집정원보다 많았다. 그러나 내년부터 대입 역전현상이 벌어지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다 모집하지 못하는 현상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정원 미달 현상은 지속적으로 심화돼 2022학년도에는 역전 폭이 8만2089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에 입학할 국내 학생이 부족하다 보니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올해 고등교육 기관(대학교, 대학원 등)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모두 16만165명으로 지난해 14만2205명 대비 1만7960명(12.6%) 증가했다. 전체 유학생 중 중국인 유학생이 7만1067명(44.4%)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베트남 학생(3만7426명)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교육계에선 “다문화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이 늘면서 피부색, 출신 국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구성원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IE 포인트

학생 수 감소가 지속되면 어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지 생각해보자. 학생이 줄어들면 학교도 반드시 줄어야 하는지, 학교 수 감소로 인한 부작용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다문화가정 학생의 적응을 돕기 위한 방안을 토론해보자.

정의진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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